세부 운용방안이 나온지 한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기간산업안정기금은 신청 공고조차 나오지 않았다. 기업들은 눈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위기 극복과 고용을 위한 기간산업안정기금을 긴급히 조성한다"는 발언을 생각해보면 '긴급'은 아닌듯 하다. 기업들은 기간산업안정기금 신청 공고가 나오더라도 준비와 심사, 보완 등을 거치면 실제 지원이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실제 지원대상은 대한항공 1개사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아시아나항공이 HDC현대산업개발로 매각이 진행되고 있어서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지원해줄 수 없다는 이유다. 문제는 대한항공 보다 아시아나항공이 더 급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며 지난 1·4분기에만 549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현재 직원들은 무급휴직 상태다. 매달 내야 하는 항공기 리스비용만 400억원에 달한다. 돈이 되는 국제선 운항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지속되자 외교부는 지난 20일부터 전 국가·지역 해외여행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를 재발령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어느 정도 운항을 했던 1·4분기 보다 완전히 막혀버린 2·4분기가 더 최악일 것이라는 걱정이 나온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매각하는 자산을 적정가격으로 인수하겠다며 캠코가 만든 자산매각 프로그램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은 배제되는 분위기다. 기간산업안정기금과 마찬가지로 M&A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인수에 소극적으로 나온 탓에 산업은행이 집행하는 기간산업안정기금에 아시아나항공이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정부의 지원이 인색할수록 아시아나항공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갈수록 악성매물이 될 수밖에 없다.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는 항공업종, 그 한가운데 있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정부의 전향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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