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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지용 "이상 트리오로 새로운 음악적 행보…향후 국악 프로젝트도 선보일 것"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25 15:50

수정 2020.06.25 15:50

피아니스트 지용 /사진=크레디아
피아니스트 지용 /사진=크레디아
"전 항상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찾고 만나는 것에 관심이 있어요. 좀 더 깊은, 연주 이상의 그 무엇이요."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피아니스트 지용(29). 그는 조성진과 함께 클래식계의 양대 아이돌 피아니스트로 꼽히는 연주자다. 어릴 때부터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보여 열 살 때 뉴욕 필의 영 아티스트 콩쿠르에서 최연소 입상한 뒤 세계적인 클래식 매니지먼트사 IMG와 계약, '포스트 키신' 주자로 떠오르며 남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하지만 열정 가득했던 이 젊은 예술가는 더 넒은 세상과 조우하고 싶었다. 2009년 IMG를 떠나 잠시 피아노 연주를 멈추고 다양한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2010년엔 발레리나 강수진과 함께 협업을 통한 공연을 선보였고, 2012년엔 자신의 바흐 앨범 뮤직비디오에서 샤콘에 맞춰 직접 안무한 춤을 추기도 했다. 2014년에는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 구글의 광고에도 출연했고, 2017년엔 홍대앞에서 버스킹 공연을 선보였다.
최근엔 JTBC의 예능 프로그램 '팬텀싱어 3' 심사위원으로 출연하며 대중적으로 더 널리 알려졌다. 여느 클래식 피아니스트와는 다른 매우 다채롭고 독보적인 행보다.

피아니스트 지용 /사진=크레디아
피아니스트 지용 /사진=크레디아
25일 만난 지용은 "뮤직비디오 같은 경우엔 앞부분 10초 정도만 친구가 안무를 짜줬고 그 다음엔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췄는데 어렸을 때부터 춤에도 관심이 많았다"며 피아노 악보를 분석하는 와중에도 리듬 속에서 "스페인과 집시의 느낌" 등 다양한 무용 동작들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곡을 연습하면서도 항상 머릿속에 그림을 그린다"며 "곡을 분석하다 보면 어떤 이미지와 움직임, 춤사위가 머릿속에 떠오르고 이를 담아내려 애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늘 새로운 것을 찾고자 하는 열망은 모든 사람이 가진 보편적인 것이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클래식계에서 파격적인 행보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앙상블 디토에서도 그는 '낭중지추'와 같은 존재였다. 최근 그는 10년간의 디토 활동 중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피 재키브, 첼리스트 마이클 니콜라스와 지난 2013년 강력하고 전율적인 시너지를 보여줬던 2013년 공연을 떠올렸고 이들과 최근 새로운 팀 '이상 트리오'를 꾸렸다. 한국 예술계의 전설적인 작가 이상과 작곡가 윤이상의 세계를 이어받겠다는 모토로 지은 이름이다. 이들은 오는 8월 2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3화음'을 의미하는 '더 트리아드'로 콘서트 타이틀을 정하고 데뷔 무대를 갖는다. 이를 위해 7월 초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멤버들과 합주 연습에 매진할 예정이다.

피아니스트 지용 /사진=크레디아
피아니스트 지용 /사진=크레디아
지용은 "아직 윤이상에 대해선 학습중"이라며 "마지막 디토 활동 때 이 멤버들과 함께했던 연주의 시너지가 인상에 많이 남아서 그때의 공연과 연결시킨 멘델스존 곡과 쇼스타코비치 곡을 프로그램으로 준비했다. 코로나로 공연들이 취소돼 오랜만의 공연을 앞두고 있는데 쇼스타코비치의 격정과 멘델스존의 부드러움이 더해져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용은 "공연 후에도 한동안 '이상 트리오'의 멤버로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면서 또 새로운 것들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미국에서 서양음악을 공부하고 클래식 연주를 하면서도 한국인으로서 음악적인 질문과 호기심이 있었다"며 "최근 2년새 우리 국악에 흠뻑 빠져서 요새도 국악과 판소리를 많이 듣고 있고 특히 가야금의 농현과 판소리의 떠는 음에 매료돼 있다.
새로운 국악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데 아직 다 공개할 순 없지만 조만간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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