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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제재개 '일단 멈춤'…CDC "실제 감염자, 공식 통계 10배"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26 08:17

수정 2020.06.26 08:17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남·서부 주에서 연일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경제 재개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텍사스, 노스캐롤라이나주가 경제재개 정책을 일단 멈추기로 했고, 병상확보를 위해 긴급 수술 외에는 수술도 금지시켰다. 이런 가운데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미국내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공식 통계보다 10배는 많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이 다시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경제 재개 중단
25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남서부 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늘면서 경제 재개 정책이 회귀하고 있다.

24일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5551명을 기록한 텍사스주는 그렉 애벗 주지사가 추가 봉쇄 완화 조처를 중단하고 긴급 수술 외에 수술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휴스턴, 오스틴, 댈러스, 샌앤토니오 등 4개 대도시 지역 모든 병원이 26일밤부터 불필요한 수술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는 3월 코로나19 광풍에 휩싸였던 뉴욕과 뉴저지주가 내렸던 행정명령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애벗 주지사는 "반드시 피해야 할 것이 이전으로 돌아가 상점들의 영업을 중단하는 것"이라면서 '임시조처'가 코로나19 확산을 막아주는 울타리 역할을 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앞서 24일 경제재개를 중단한 바 있다.

텍사스, 캘리포니아, 플로리다를 비롯한 미 7개주에서 하루 신규 확진자가 사상최대를 기록하는 가운데 경제재개를 중단하는 조처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병원 입원 코로나19 환자 수가 1000명 밑으로 떨어지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뉴욕주도 일부의 경우 이르면 26일부터 다시 문을 열 예정이었던 쇼핑몰, 극장, 헬스클럽 영업재개 허용 방침을 철회했다.

기업들의 자발적 영업중단 잇따라
정부가 규제에 나서지 않고 있지만 일부 기업들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자발적인 영업중단에 나서고 있다.

애플은 텍사스주 휴스턴내 애플 매장 7곳의 문을 임시로 닫은데 이어 26일부터 플로리다주 매장 14곳도 추가로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월트디즈니도 직원들이 테마파크 영업재개 방침 철회를 요구하는 가운데 캘리포니아주 테마파크 재개장 계획을 연기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예산 비상사태도 선포했다.

개빈 뉴슨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25일 예산 비상사태를 선포해 병원 입원환자가 급증할 경우 의료자원을 제공하고,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돼 취약계층이 타격을 받게 되면 이들에 대한 재정지원이 가능토록 했다.

경제 재봉쇄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짐에 따라 미 경제가 신속히 회복될 것이란 기대 역시 옅어지게 됐다.

실제 감염자, 공식 통계 10배
CDC는 미국내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공식 통계보다 약 10배 많은 24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 인구 약 7%가 감염됐음을 뜻한다.

존스홉킨스대가 집계하는 공식 통계에서는 미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40만명 정도이다.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은 코로나19 감염자 10명 가운데 오직 1명 정도만이 통계로 잡혔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는 무증상 감염자가 예상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심각한 결과를 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CDC는 진단을 위해 수집한 혈액샘플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분석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미국인 90% 이상이 아직 코로나19에 노출되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대응을 풀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편 감염자 수가 공식 통계보다 10배 많다는 것은 미국내 코로나19 치명률 역시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크게 낮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국인 12만2000여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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