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레이어를 탐구하다.. 홍성준, 학고재서 '레이어스'展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26 10:41

수정 2020.06.26 10:44

홍성준 '스터디 레이어스(Study Layers)' / 학고재 제공
홍성준 '스터디 레이어스(Study Layers)' / 학고재 제공
학고재 디자인·프로젝트 스페이스에서 홍성준(33)의 '레이어스(Layers)'전이 열리고 있다. 홍성준은 소중하든 소중하지 않든 일상으로부터 다양한 장면을 촬영하고 저장한 후, 자신의 기억 속에 층층이 쌓인 그것들을 하나씩 꺼내어 화면에 옮겨담는 작업을 한다. 작가는 지난 2010년부터 10년 가까이 이런 방식의 레이어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사람(행위)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초반 작업과 달리 점차 단순해지며, 회화가 가진 층위와 이를 구성하는 물성에 대해 탐구한다.

이번 전시의 주요 작품의 하나인 '스터디 레이어스(Study Layers)'는 소재의 선별 과정을 형상화했다. 가장 앞에 놓여진 선명한 기억부터 선명도에 따라 장면을 순차적으로 배열한 기억의 층위를 보여준다.
파란 하늘에 구름이 담겨있는 그림 뒤에는 색색의 다른 층들이 마치 오려 붙인 듯 그림자까지 그려져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회화의 평면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홍성준 '레이어스 유닛(Layers Unit)' / 학고재 제공
홍성준 '레이어스 유닛(Layers Unit)' / 학고재 제공
작가는 캔버스에 표현된 표면처리와 달리 그 층위 자체를 물리적으로 극대화하기 위해 회화의 물성을 이용한 오브제를 만들기도 한다. 이번에 선보인 '레이어스 유닛(Layers Unit)'은 언뜻 조각처럼 보여지나, 이는 일반적인 조소와 달리 오랜 시간 물감을 짜고 말리기를 반복하며 한층한층 쌓아올린 작품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 이전에도 이미 물감을 한겹한겹 쌓고 말리기를 반복한 모빌 형상의 오브제 시도한 바 있다.

홍익대 회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홍성준은 지난 2017년과 2018년 크리스티 홍콩이 선정한 한국의 대표 동시대 작가 10인에 포함돼 주목받았다. 올해 초에는 글로벌 스니커즈 브랜드 반스와 협업해 제작한 벽화를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에 선보이며 대중적 인지도를 쌓기도 했다.
또 에프앤아트 스페이스, 63아트 등에서 수차례 개인전을 열고 국내외 다양한 단체전과 아트페어 등에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시는 7월 2일까지.

yuna.kim@fnart.co.kr 김유나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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