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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보관·투자대행… ‘커스터디’ 서비스 경쟁 본격화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28 16:54

수정 2020.06.28 16:54

업비트·고팍스 이어 빗썸도 진출
KB금융·NH농협 등 관심 커지며
합작회사 설립 등 협업 움직임도
오양호 법무법인 태평양 대표 변호사(왼쪽부터), 장승현 NH농협은행 수석부행장, 노진우 헥슬란트 대표가 지난 9일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서 특금법 공동대응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NH농협은행 제공
오양호 법무법인 태평양 대표 변호사(왼쪽부터), 장승현 NH농협은행 수석부행장, 노진우 헥슬란트 대표가 지난 9일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서 특금법 공동대응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NH농협은행 제공
가상자산 보관·투자대행… ‘커스터디’ 서비스 경쟁 본격화
업비트, 빗썸, 고팍스 등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가상자산을 보관하고 이자를 주거나, 투자를 대행해주는 등 가상자산 금융서비스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분야는 가상자산 커스터디(Custody, 3자 수탁 및 관리) 사업이다. 특히 KB금융과 NH농협은행은 물론 자산운용사들도 가상자산 커스터디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는 가운데 가상자산 사업자와 전통 금융기관 간 합작회사(조인트벤처) 설립 검토 등 협업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내년 3월 개정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시행으로 규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기관투자자나 대기업 요구에 맞춰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가상자산을 구입 및 보관하거나 투자 대행 등 가상자산판 금융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비트-고팍스 이어 빗썸도 시작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자회사 디엑스엠(DXM)은 기관투자자 등 기업 대상 가상자산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디파이(Decentralized Finance, De-Fi)'라 불리는 탈중앙화 금융을 기치로 내걸고, 송금·결제·대출 등 기존 금융 서비스에 블록체인·가상자산 기술 및 서비스를 접목하고 있다.

DXM이 운영하는 가상자산 수탁서비스 '업비트 세이프' 고객사 중 75% 가량은 해외를 기반으로 한 재단, 펀드, 블록체인 회사 등이다. 기밀유지협약(NDA)에 따라 업비트 세이프 고객사의 실명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APAC)이 거점이란 게 DXM 측 설명이다. 업비트 세이프에 위탁된 자산 종류는 비트코인(BTC) 등 10여 개에 달한다.

빗썸 사내벤처로 출발한 가상자산 커스터디 업체 볼트러스트도 지난해 블록체인 솔루션 개발업체 헥슬란트와 정보보안업체 펜타시큐리티시스템 등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7월 중 기관 대상 '빗썸 커스터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 역시 자체 커스터디 서비스 '다스크'를 운영 중이다. 현재 검찰·경찰 등 사법집행기관이 범죄 현장에서 압수한 가상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다스크는 향후 골드만삭스와 코인베이스처럼 민간 업체를 대상으로 한 커스터디 서비스로 전환할 예정이다.

■전통 금융사들, 가상자산과 협력 확산

내년 3월 시행되는 특금법은 은행과 자산운용사가 법정화폐 중심으로 운영했던 커스터디 사업을 가상자산으로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그런데 커스터디 사업을 위해서는 비트코인 등 풍부한 가상자산 보유량은 물론 블록체인 및 보안 기술력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게 업계의 진단이다. 블록체인 관련 신사업을 모색하는 대기업이나 기관투자자들이 가상자산을 믿고 맡길 수 있을 만큼의 블록체인 기반 다중서명기술과 분산형 콜드월렛(오프라인 지갑) 등 보안 솔루션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존 금융회사들이 블록체인·가상자산 기업들과 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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