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일자리 지원금 받아 지역에 뿌리… 고향으로 돌아오는 청년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28 17:39

수정 2020.06.28 17:39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도움으로
고향서 열대어 수족관 창업하고
채용지원 통해 고향서 정규직 취업
행안부 ‘지역주도형 일자리’ 사업
청년 대상으로 내년 말까지 운영
지역기업-청년 직접 매칭도
코리우드의 이현우(왼쪽), 박성준 공동대표가 코리우드 수족관 앞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공무원 시험을 접고 고향인 경북 경산에 내려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을 통해 코리우드를 창업했다. 현재 코리우드는 열대어 마니아들이 꾸준히 찾는 지역 명소가 됐다. 행정안전부 제공
코리우드의 이현우(왼쪽), 박성준 공동대표가 코리우드 수족관 앞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공무원 시험을 접고 고향인 경북 경산에 내려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을 통해 코리우드를 창업했다. 현재 코리우드는 열대어 마니아들이 꾸준히 찾는 지역 명소가 됐다. 행정안전부 제공
김영선 연구원이 실험실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을 통해 충북 청주에 위치한 중앙미생물연구소에 정규직으로 취업해 일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김영선 연구원이 실험실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을 통해 충북 청주에 위치한 중앙미생물연구소에 정규직으로 취업해 일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경산의 숨겨진 열대어 마니아들의 성지가 됐습니다."
'코리우드'는 경북 경산에 위치한 열대어 수족관이다. 원목으로 만든 수조받침대도 판매한다. 2019년 1월 사업자등록을 마친 코리우드는 현재 전국 열대어 마니아들의 성지가 됐다. 월 평균 800~900만원의 매출을 내고 있다.

경산은 열대어와 아무 관련 없는 지역이다. 어떻게 이곳에 열대어 수족관이 생겨났을까.

코리우드 공동대표 이현우 씨는 '공시생'이었다. 수험생활 중 건강에 이상 신호가 왔다. 고향으로 내려왔다가 평소 관심이 깊었던 열대어 양식장 창업을 준비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던 상황에서 행정안전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를 만났다.

2년간 창업비용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지원금은 1인당 연간 최대 3000만원에 달한다. 아이디어 하나만 갖고 프로그램의 문을 두드린 이 대표는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를 통해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지역 맞춤형 일자리 제공

행안부는 이 씨와 같은 청년들이 지역에 뿌리내리도록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간 중앙부처의 하향식·일률적 사업으로는 지역별 상이한 고용여건 대응에 한계가 크다는 지적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동안 총 5391억원이 투입됐다. 만 39세 이하 미취업자가 지원 가능하다. 지금까지 총 4만50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행안부가 청년일자리 기본유형을 제시하면, 지자체가 각 유형의 틀 안에서 지역현실에 알맞게 변형해 적용한다. 기본 유형은 크게 3가지다. △지역정착지원형(1유형) △창업투자생태계 조성형(2유형) △민간취업연계형(3유형) 등이다. 앞선 '코리우드'는 2유형에 속한다.

1유형은 지역 기업에 청년을 매칭해 지역 정착을 유도한다. 2년간 월 200만원의 임금과 연 300만원 상당의 교육을 제공한다. 3년까지 근무하면 1000만원 추가 인센티브를 준다.

3유형은 지역사회서비스 업무를 통해 경험과 경력을 형성한 후 향후 민간 기업 취업과 연계하는 사업이다. 월 188만원의 인건비와 연 200만원 가량의 교육을 제공해 1년 이내에 업무를 경험케 한다.

■비수도권 청년 참여율 85%

성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먼저 사업에 참여한 청년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2018년에는 85.5%(1000명 응답), 2019년에는 92.2%(721명 응답)가 '계속 근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현재 수도권에 절반 이상 몰려있는 15~39세 청년층의 비수도권 분산·효과도 숫자로 확인되고 있다. 비수도권 청년의 사업 참여 비중이 80%가 넘는다(2018년 85.1%, 2019년 82.8%). 사업 기간 동안 주민등록지를 이전한 청년 가운데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한 숫자도 그 반대보다 월등히 많았다. 2018년 주민등록지를 변경한 청년 중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한 숫자는 195명에 달했지만 그 반대는 18명에 그쳤다. 2019년도 마찬가지였다. 520명이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옮겼고, 그 반대는 67명에 그쳤다.

■지역 기업, 청년 'WIN-WIN'

충북 전략산업 전문연구 인력채용 지원사업(1유형)을 통해 고향에 자리 잡은 김영선 연구원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김 씨는 "수도권을 벗어나면 연구인력 취업이 상당히 어렵다"면서도 "채용지원 사업을 통해 고향에서 바이오 분야 연구원으로 정규직 취업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청주시에 위치한 중앙미생물연구소에서 환자 맞춤형 메디푸드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지역사회 발전과 경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었다.

경력단절을 극복하고 정규직으로 취업한 사례도 있다. 허윤희씨는 전남 내일로 사업(3유형)을 통해 2018년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계약직으로 일을 시작했다. 허 씨는 "대학 졸업 후 6년을 일하다 출산으로 퇴사했다"며 "경력단절로 취업은 불가능에 가까워보였다"고 당시의 막막함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는 이 사업에 지원해 역량강화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았다. 이후 창업지원사업을 운영하며 능력을 인정받아 올해 2월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캄보디아 이주 여성인 이효진씨도 다문화가족 통번역서비스 인턴사업(3유형)을 통해 일자리를 얻었다. 2009년 결혼을 위해 한국에 온 후 보육교사 자격증을 취득해 취업에 도전했지만 이주 여성이라는 이유로 합격하지 못했다. 이 씨는 이 사업을 통해 경험을 쌓은 후 남원시 다문화지원센터에서 통번역사로 활동하고 있다.

■"내년 말 종료 … 지속 필요성 높아"

지방행정연구원 박진경 박사는 "지역청년들이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 지역에 정착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며 "지역의 기업 입장에서도 일자리 미스 매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은 중앙부처가 추진하는 대규모 직접일자리 사업 가운데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유일한 사업이다. 2021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행안부 고기동 지역경제지원관은 "코로나 19로 청년들이 알바도 구하기 어려운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청년들이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고 역량을 개발하며 더 나은 미래를 고민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