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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식물 추출물로 만든 신약 후보물질, 코로나19 억제효과 렘데시비르의 50배"

이진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29 17:48

수정 2020.06.29 17:48

강세찬 경희대 교수 인터뷰
C형간염 신약 후보물질 ‘APRG64’
시험관 내 세포실험서 효과 보여
짚신나물(선학초)과 붉나무 벌레집(오배자)이 코로나19의 해결책이 될까.

경희대 생명과학대 강세찬 교수(사진)는 29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선학초와 오배자 추출물로 만든 신약 후보물질 'APRG64'가 시험관 내 세포실험에서 렘데시비르보다 50배 이상의 코로나19 억제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APRG64는 당초 코로나19 치료제를 염두에 두고 개발된 후보물질이 아니었다. 시작은 C형 간염 치료제였다. 강 교수는 "10년 전부터 진행된 C형 간염 치료 후보물질을 찾는 과정에서 APRG64를 개발했다. 올해 안에 임상 1상을 마치고, 2022년 임상 3상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가 C형 간염 치료제 개발에 몰두하는 사이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강 교수는 즉시 연구방향을 돌려 APRG64의 코로나19 감염 억제 효과를 규명하기 위한 연구에 나섰다. 순식간에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로 전환할 수 있었던 비결은 천연물 연구 전문가인 그의 연구방법에 있었다.

그는 "한라산에는 2000여종의 식물자원이 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식물 대부분이 한라산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각각의 식물에 어떤 성분이 있는지 정리해 라이브러리를 구축해왔다"면서 "이 때문에 APRG64가 C형 간염 치료제로 출발했어도 코로나19 바이러스 또한 C형 간염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RNA 바이러스여서 그 성분이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갖고 연구에 돌입했다"고 소개했다.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확산하는 코로나19와의 사투는 시간과의 싸움이기에 현재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들은 기존 약물을 활용하는 '약물 재창출'을 통해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승인(EUA)을 받은 렘데시비르 역시 약물 재창출로 개발됐다.

강 교수는 APRG64는 약물 재창출이 아닌, 순수하게 개발한 새로운 신약이라고 강조했다. 또 천연물 추출물인 만큼 합성약물과 비교해 부작용 가능성도 낮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연구결과 '코로나19 침입저지'와 '감염 후 치료' 두 가지 효과를 모두 갖춘 것으로 분석됐다.
하나의 효과만 갖춘 기존 치료제들과 차별화된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AP(선학초 추출물)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돌기단백질(Spike protein)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세포 내 침입을 억제해 예방적 측면이 강한 반면, RG(오배자 추출물)는 바이러스가 숙주세포에 이미 들어온 단계에서 바이러스 수 감소효과를 발휘했다"며 "두 가지 성분이 혼합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다.
합성약물의 경우 부작용으로 인해 투여량에 제한을 두지만 APRG64는 천연물이라 그 부분에서도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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