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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노우] 지구온난화로 바뀐 기후... 장마를 우기로?

이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1 07:35

수정 2020.07.07 14:05

따뜻해진 지구, 돌연변이 장마의 등장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전북지역에 비가 내린 29일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 태조로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0.6.29/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사진=뉴스1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전북지역에 비가 내린 29일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 태조로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0.6.29/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본격적인 여름을 알리는 장마가 시작됐다.

한랭습윤한 오호츠크해 기단과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기단이 만나 형성되는 정체전선(장마전선)에는 많은 비가 내리는데, 이러한 현상을 '장마'라고 부른다.

6월 말부터 7월 말까지 약 한 달간의 장마 동안 내리는 비는 연강수량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장마의 시기나 강우량은 해마다 다르며 이에 따라 여름철의 날씨도 달라진다.


최근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장마의 예측이 어려워졌고 강우량의 지역 편차 또한 심해지고 있다.

■ 거꾸로 장마·반쪽 장마.. 장마가 변한 이유는?

과거 전형적인 장마전선은 남쪽 해상에서 형성돼 남부 지방에 비를 뿌린 뒤 북쪽으로 올라가 전국에 비를 내렸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장마는 과거와 달리 예측하기 힘든 경향을 보였다.

장마 전선이 정체되어 비가 적게 내리는 '마른 장마', 남부 지방이 아닌 중부 지방에서 장맛비가 시작되는 '거꾸로 장마', 남부와 중부 지방 중 한쪽에만 비가 쏟아지는 '반쪽 장마' 등의 현상이 나타났다.

돌연변이 장마가 등장한 주요 원인으로는 지구온난화가 꼽힌다.

극지방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바다의 얼음이 녹아 기류가 변화하고, 이는 장마 전선의 형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국지성 호우가 잦아진 것도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기온이 상승하면 해수면의 온도가 올라가고, 대기 중의 수증기가 늘어나면서 비를 뿌리는 구름이 많이 만들어진다.

뿐만 아니라 구름이 비가 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수증기를 흡수하는데, 이는 집중호우가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 된다.

■ "장마 대신 우기라고 부르자" vs "장마와 우기는 다르다"

장마의 모습이 변하면서 용어의 적합성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2008년, 기상예보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를 반영해 8, 9월의 날씨를 포함하는 '우기(雨期)'라는 말을 정식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8월 강수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이를 장마의 연속으로 보기는 어렵고, 혼란을 피하기 위해 장마와 장마 뒤 강수를 함께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기상청은 최근 생긴 기상 현상이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장마를 우기로 대체하지 않았다.


기상청은 "중위도 한대전선대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봄·가을·겨울에도 잦은 강수 현상이 나타난다"며 "우기와 건기의 뚜렷한 구별이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들이 장마 후 집중호우 현상을 대비할 수 있도록 호우 특보를 개선했다.


혼란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09년 이후로는 장마의 시작과 종료를 알리지 않고 있으며, 주간 예보나 일일예보 등 중단기 예보를 통해 장마철 강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sunset@fnnews.com 이혜진 기자 , 임예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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