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한한령 풀린다는데 웃지못한 中소비주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1 18:13

수정 2020.07.01 18:39

中여행기업 韓관광상품 판매
하반기 시진핑 방한 예정 소식에
화장품·여행 등 中소비주 ‘들썩’
"코로나에 콘텐츠·게임 등
비대면株 먼저 수혜 볼것"
한한령 풀린다는데 웃지못한 中소비주

중국 '한한령(한류금지령)' 해제 기대감에 관련 종목이 급등락하면서 '반짝' 상승에 그쳤다. 증권가에서는 실제로 올 하반기 한한령 해제 움직임이 구체화 될 경우 여행이나 화장품보다는 게임·콘텐츠 업종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화장품 등 中소비주 급등락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6월 30일 중국 최대 여행기업 트립닷컴그룹의 씨트립과 공동으로 '슈퍼보스 라이브쇼'를 통해 한국 관광상품 판촉에 나선다고 전날 밝혔다. 올해 12월 또는 내년 3월까지 사용할 수 있는 개별 자유여행상품에 대한 사전 할인 프로모션이다. 지난 2017년 3월 사드 보복으로 한국에 대한 단체관광을 금지한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9.48%), 스튜디오드래곤(8.56%) 등이 상승했지만 이날은 각각 2.99%, 2.90% 하락하면서 상승분을 상당부분 반납했다.


그러나 중국과의 관계 개선 기대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당초 올해 상반기로 예정됐던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한이 코로나19로 미뤄지면서 하반기 방한이 유력해진 상황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앞서 5월 말 싱하이밍 신임 주한 중국 대사는 시주석 방한이 '커다란 사변'이 될 것이라면서 방한 후 양국관계가 폭발적으로 성장, 발전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며 "이는 시점은 연내 방한이고, 한한령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에 게임·콘텐츠업 먼저 수혜

관건은 여전히 코로나19의 진정 여부다. 이에 따라 여행이나 화장품보다는 게임·콘텐츠 업종이 수혜를 먼저 볼 것으로 보인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여행과 관련된 중국 관련주보다는 미디어 및 콘텐츠 업종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코로나19 로 인해 이동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여행보다는 미디어 및 컨텐츠에 대한 완화조치가 먼저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수연 신영증권 연구원도 "한한령 해제를 가정할 경우 코로나19로 국가 간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면 단체 관광객 회복에 따른 시내면세점, 외국인 상권의 매장 등에서 성장이 기대되는 화장품보다 중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콘텐츠 판매를 통해 단기적인 실적 성장이 가능한 미디어 콘텐츠사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기획사들은 중국 없이도 사상 최대로 성장 중이다. 이기훈 연구원은 "드라마 제작 산업은 넷플릭스의 등장으로 제작비 증가뿐만 아니라 주요 드라마들이 대부분 손익분기점(BEP) 이상에서 제작되고 있다. 즉, 한한령 완화 시 '중국향 판권 매출이 곧 영업이익'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산업 내 중국향 판권 기대 이익은 최소 900억원(15편) 이상, 시가총액으로는 2조원 이상 증가가 예상된다. 기획사 역시 코로나19 정상화 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유튜브를 통한 언어의 현지화, 방탄소년단(BTS)·블랙핑크의 글로벌 성과에 따른 케이팝 낙수효과 등으로 고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종도 2017년 1·4분기 이후 중단된 판호 발급이 재개될 경우 중국 내 게임 출시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한국에 비해 3배 이상 큰 27조~28조원 규모로 형성돼 있고, 중국 게임 유저들은 한국업체들이 잘 만드는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MMORPG) 장르를 선호한다는 이유에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한령이 해제되면 한국 게임의 중국 출시가 원활해질 것"이라며 "2017년 초부터 출시를 준비 중인 넷마블, 펄어비스, 중국 내 지적재산권(IP)라이센스 비즈니스를 주로 하는 웹젠, 위메이드, 엔씨소프트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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