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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의 재발견, 항구포차 [Weekend 레저]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3 04:00

수정 2020.07.03 09:08

여수 잇는 '야경맛집'
이제는 목포 밤바다
북항스테이션~유달산~고하도
케이블카 타고 즐기는 야경 일품
옛 해경부두는 포차거리로 변신
낭만과 멋에 취해 한잔∼
목포의 핫플 대반동 해안엔
바다위 걷는 '스카이워크'
목포 사람들의 삶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삼학도에 지난 2018년 관광유람선이 생기면서 옛 해경부두 자리에 '목포 야경'과 '목포 9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항구포차 거리가 조성됐다. 사진=조용철 기자
목포 사람들의 삶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삼학도에 지난 2018년 관광유람선이 생기면서 옛 해경부두 자리에 '목포 야경'과 '목포 9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항구포차 거리가 조성됐다. 사진=조용철 기자
삼학도에서 출발하는 관광유람선을 타고 가다보면 만나게 되는 길이 135m의 춤추는 바다분수
삼학도에서 출발하는 관광유람선을 타고 가다보면 만나게 되는 길이 135m의 춤추는 바다분수

【목포(전남)=조용철 기자】 영화 제목이나 유행가 가사가 아니더라도 목포는 항구도시요, 전남의 눈물과 웃음을 상징하는 유서 깊은 바다의 도시다. 그만큼 목포는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넘친다. 밤이 되면 불빛으로 피어나는 목포의 야경을 볼 수 있어서 기쁨도 두배로 커진다. '4대 관광거점도시'로 목포시가 선정되면서 대한민국 근대 역사문화를 대표하는 다양한 자산과 콘텐츠, 맛의 도시, 예향의 도시, 슬로시티 등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자원을 활용한 글로벌 관광도시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목포의 전설과 목포인의 삶을 고스란히 간직한 삼학도에 관광유람선과 낭만포차가 새로 들어서면서 여행객들의 발길이 늘어나고 있다. 민간사업자인 한국호남해운개발는 최근 옛 해경부두에서 관광유람선 2척의 취항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대형선인 삼학도크루즈는 2018년 건조된 969t급 최신형 유람선으로 승선정원은 578명이며 공연장과 연회장, 야외행사장, 전망대 등을 갖췄다. 소형선 유달산크루즈는 196t에 승선정원 189명이다. 유람선은 주간 2회, 야간 1회 운항하며 금~일요일에는 야경불꽃투어를 기본으로 노을투어, 해돋이투어 등 프로그램도 탄력적으로 운영된다.

저녁식사를 마친 뒤 유달산크루즈에서 바라본 유달산 야경과 목포해상케이블카, 그리고 춤추는 바다분수를 감상하는 것도 색다른 느낌을 준다. 춤추는 바다분수는 길이 135m, 분사높이 70m에 이르는 대형 분수로 환상의 분수 공연은 물론 관람객의 사연 소개, 프로포즈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유람선 취항과 함께 삼학도의 낭만과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목포 항구포차도 조성됐다. 이곳에선 목포의 9미(味)와 항구다운 특색을 담은 다양한 메뉴가 여행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삼학도 옛 해경부두 부지에 컨테이너 부스 15개로 조성된 포차에선 낙지, 민어, 홍어삼합 같은 목포의 전통 먹거리뿐 아니라 점포마다 특색 있는 자체 개발 메뉴까지 총 100여종이 넘는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대반동 해안에는 14억원을 들여 '스카이워크'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바다 위로 돌출된 스카이워크는 길이 54m, 높이 12~15m로 아름다운 주변 경관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 스릴을 느낄 수 있다. 스카이워크 바로 아래엔 목포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대반동201 카페가 자리잡고 있다. 밤에는 술을 파는 펍으로, 낮에는 카페로 운영된다. 내부 공간도 넓고 툭 트여 있어서 목포 바다 감상에 안성맞춤이다. 파란색 벤치의자에 누워서 바다를 바라보며 음료를 마시는 분위기가 색다르다.

목포해상케이블카
목포해상케이블카
고하도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
고하도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
고하도 전망대
고하도 전망대
지난 2019년 9월 개통한 목포해상케이블카는 산과 바다, 섬을 한 번에 누릴 수 있어 매력적이다. 스테이션 세 곳을 거치며 탑승거리 3.23㎞, 탑승시간은 왕복 40분이나 된다. 북항스테이션을 출발하면 유달산 이등바위와 일등바위 사이를 지나서 'ㄱ자'로 꺾여 바다 건너 고하도에 닿는다. 바다를 건널 때는 높이 155m 케이블카 타워를 지나 최고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목포해상케이블카를 이용할 땐 시간을 넉넉히 잡는 게 좋다. 유달산과 고하도를 차분히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유달산스테이션에서 내리면 일등바위까지 20분 정도 걸린다. 높이 228m 일등바위 정상에 올라서면 탁 트인 전망이 일품이다. 고하도, 목포대교, 외달도, 달리도, 압해도 등 다도해 풍광과 목포 도심 풍경이 압권이다. 고하도스테이션에서 내려 판옥선 5척을 쌓은 듯한 고하도전망대를 거쳐 해안산책로를 따라 고하도 용머리까지 다녀오자. 여기선 유달산과 목포해상케이블카가 한눈에 들어온다.

고하도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순신 장군의 흔적이 있는 곳이다. 임진왜란 때 명량해전 이후 조선 수군은 고군산군도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고하도에서 106일 동안 전열을 가다듬었다. 이는 마지막 전투인 노량해전에서 이기는 밑거름이 됐다. 고하도 고하마을에는 고하도이충무공기념비(전남유형문화재 39호), 고하도이충무공유적(전남기념물 10호)이 있다.

해가 질 무렵에 케이블카를 타도 좋다. 유달산스테이션 전망대나 고하도스테이션 옥상정원, 케이블카에서 일몰 감상이 가능하다. 북항스테이션으로 돌아올 땐 유달산과 목포대교, 목포 시내 야경, 케이블카 타워의 경관 조명까지 만날 수 있다.

김종식 목포시장은 "목포시가 최근 4대 관광거점도시로 선정됐다"면서 "근대 역사문화자원 등 지역의 차별화된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목포시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사업과 연계성을 확보하고 광주시를 포함, 서남해안권 9개 시군과의 협력사업을 통해 목포를 대한민국 서남해안권의 글로벌 관광거점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낙지탕탕이
낙지탕탕이
준치회무침
준치회무침
■목포의 대표 맛 '목포 9미'를 찾아서

서남해안 인근은 다도해와 차진 갯벌로 구성돼 있어 해산물이 풍부하다. 그 많은 해산물 가운데 세발낙지, 홍어삼합, 민어회, 꽃게무침, 갈치조림, 병어회, 준치무침, 아구찜, 우럭간국 등 목포 9미가 별미다.

‘갯벌 속의 인삼’이라 불리는 낙지는 다리가 가늘어 세발낙지라 불리는데 요리 종류로만 10가지가 넘는다. 이중 낙지탕탕이와 연포탕이 대표적이다. 연포탕은 끓는 국물에 낙지를 넣어 먹고, 낙지탕탕이는 기절시킨 낙지를 ‘탕탕’ 썰어서 참기름과 깨를 얹어 낸다.

홍어삼합은 삭힌 홍어와 삶은 돼지고기, 묵은 김치를 함께 먹는 음식이다. 전라도 잔칫상에 꼭 올려야 하는 음식으로 삼합 열풍의 원조이기도 하다. 삭힌 홍어의 알싸한 맛과 돼지고기의 담백함, 묵은지의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갈치는 크게 먹갈치와 은갈치로 나뉘는데, 목포에선 먹갈치를 으뜸으로 친다. 사실 그물로 잡느냐 낚시로 잡느냐가 다를 뿐 맛은 똑같다. 갈치는 얼큰하고 짭조름한 조림과 두툼한 살의 고소함이 진하게 느껴지는 구이로도 맛볼 수 있다.

지방이 적고 단맛이 나는 병어회, 두툼한 생선살과 매콤한 국물이 맛깔나는 병어찜. 소화는 물론 성인병 예방, 기력회복, 다이어트에도 탁월하다는 평이다.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는 만큼 맛있는 생선인 준치도 목포의 자랑거리다.
윤기가 잘잘 흐르는 준치를 무쳐서 새콤하게 즐기면 식욕을 돋구는 데 제격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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