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실적 악화에 지갑 닫은 상장사… 중간배당 4년만에 줄었다

김미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6 18:02

수정 2020.07.06 18:55

중간배당 작년 57곳→올해 48곳
현대차·SK이노·S-OIL 등
코로나 직격탄 車·정유사가 다수
2분기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
작년 같은기간보다 23% 줄어들듯
실적 악화에 지갑 닫은 상장사… 중간배당 4년만에 줄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2·4분기 상장사의 실적이 급감하면서 중간배당 규모가 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실적 충격이 컸던 자동차, 정유화학 업종 상장사의 배당컷(배당삭감) 우려가 현실화된 영향이 컸다.

현대차·SK이노베이션 배당컷


6일 금융투자업계와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2·4분기 중간배당을 위해 주주명부를 폐쇄한 상장사는 46개사로, 공시 외에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는 삼성전자와 맥쿼리인프라까지 포함하면 모두 48개 기업으로 예상된다. 이들 기업의 중간배당금은 총 3조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올해 2·4분기 중간배당 규모는 지난 2016년 이후 4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국내 증시에서 연말 결산배당뿐만 아니라 분기 중간배당 규모는 꾸준한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반기 중간배당금은 지난 2016년 9000억원(47개사)에서 2017년 2조3000억원(53개사), 2018년 3조7000억원(53개사)로 지속적으로 확대됐고, 2019년에는 3조9000억원(57개사)까지 증가했다.

올해는 자동차 소비 부진 및 유가 하락으로 인해 실적에 직격탄을 받은 자동차, 정유업종 상장사가 반기 중간배당을 포기하며 증가세가 꺾였다. 최근 5년간 배당을 실시한 기업들 가운데 현대차, 현대모비스, SK이노베이션, S-Oil은 올해 중간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현대차는 "코로나19로 인한 대외 경영환경 악화와 불확실성 우려 및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 필요성을 등을 고려해 올해 중가배당을 실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현대차의 반기 중간배당 규모는 2630억원으로 삼성전자(2조2046억원) 다음으로 가장 컸고, SK이노베이션도 1411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와 S-Oil은 각각 947억원, 116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이들 기업은 올해 2·4분기 실적이 급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4분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72.3% 감소한 3424억원, 66.1% 줄어든 2125억원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과 S-Oil은 각각 4193억원, 1068억원의 적자를 낼 전망이다.

2·4분기 상장사 실적 급감


올해 2·4분기는 코로나19 여파가 본격 반영되면서 상장사의 실적 부진이 예고됐다.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실적 전망을 제시한 주요 코스피 상장사 153곳의 2·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3.3% 줄어든 23조1839억원으로 추정된다. 매출액은 11.1% 감소한 387조9115억원, 순이익은 10.3% 줄어든 17조8140억원이 예상된다.

다만,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등 일부 업종은 실적 선방이 예상돼 업종별 실적 차별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오는 7일 잠정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의 올해 2·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9% 감소한 6조4703억원으로 추정된다. 1개월 전(6조3462억원)보다 눈높이가 2%가량 상향됐다.
전체 영업이익 감소폭과 비교하면 선방한 수준이다.

김경훈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4분기 상장사의 실적은 코로나로 인한 수혜와 피해의 명암이 엇갈리는 분위기"라며 "반도체, 소프트웨어, 통신서비스, 건강관리 업종 등은 이익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 시즌은 향후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재개될 지, 상향 전환될 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최근 코스피 이익수정비율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는 있으나 아직 실적 하향 조정 국면에서 벗어났다고 보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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