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서울나래학교
교사들 직접 영상 찍고 편집까지
학생·학부모 모두 만족도 높아
교사들 직접 영상 찍고 편집까지
학생·학부모 모두 만족도 높아
서울 서초구 소재 특수학교인 서울나래학교는 어느 한적한 시골마을과 같은 느낌을 주는 곳에 위치해 있다. 7일 만난 김정선 교장의 시선은 온통 학생들을 향해 있었다. 최고 수준의 시설, 독창적인 제품들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며 불편한 관행은 과감히 없앴다. 심지어 휴지통 하나라도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구매하고 있었다.
■원격수업 자료 자체 제작
지난해 9월 1일 문을 연 서울나래학교는 서울에서 17년 만에 신설된 공립 특수학교다. 지체장애 학생들의 건강과 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학부모들과 소통을 통해 현안을 해결하는 데 주력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개학이 연기된 휴업기간, 교사들은 기존 콘텐츠 수업 위주 자료들에 만족하지 못했다. 이에 교사들은 장애학생의 참여 가능성을 확인하고 시나리오 구성부터 영상 촬영, 편집까지 원격수업 자료를 손수 마련했다. 처음엔 10분짜리 동영상을 만드는 데 3시간이 소요됐지만, 이젠 12분짜리 수업 동영상을 제작하는 데 1시간이면 충분하다.
학부모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자녀들에게 친숙한 선생님들이 직접 화면에 나와 수업을 하는 영상을 보며 집중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송혜진 나래학교 학부모 회장(43)은 "선생님들이 원격수업 자료를 직접 제작해주셔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며 "개인적으로도 일반아동 2명과 장애아동을 함께 키우며 외국에서도 학교를 보내봤지만, 모든 학교가 나래학교 같다면 공교육의 질은 걱정이 없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돌봄, 콘텐츠 모두 '학생 시선' 제공
이 같은 학교의 노력에도 위기는 있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가 다시 확산되자 교육부에서 등교 인원을 3분의 1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수학교라는 특성상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등교를 원하고 있었다.
학교는 즉각 해법을 찾기 시작했다. 코로나 감염에 취약한 고위험군 학생들의 결석률과 순회교육(가정방문 교육)을 포함한 결석학생 수까지 고려해 3분의 1 등교를 결정했다. 이를 위해 매일 결석률 통계를 내며 혹시라도 있을 착오에 대비했다. 그 결과 나래학교 내 유·초·중·고교 모든 학생이 격주로 매일 등교해도 정원의 3분의 1을 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학교의 결단에 학부모들은 크게 환영했다.
급한 불을 끈 나래학교는 다시 원격수업 콘텐츠 제작에 눈을 돌렸다. 이번엔 '책 읽어주는 나래선생님'이라는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나래학교는 이 프로젝트를 원격·순회교육을 하는 학생들에게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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