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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진단시장 폭발 성장… 해외진출시 지재권 보호 전략 필요" [제10회 국제지식재산 보호 컨퍼런스]

김서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7 17:48

수정 2020.07.07 17:48

강연
양부현 씨젠 연구소장
"코로나 진단시장 폭발 성장… 해외진출시 지재권 보호 전략 필요" [제10회 국제지식재산 보호 컨퍼런스]
"30조원 규모의 코로나19 진단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성장하려면 외국 기업이 개발한 원천 기술에 대한 회피전략이 필요하다.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서다."

양부현 씨젠 생명과학연구소장(전무)은 7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파이낸셜뉴스와 특허청이 주최하고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이 주관해 열린 제10회 국제지식재산보호컨퍼런스에서 코로나19 관련 진단업계의 기술 보유 현황과 향후 연구개발(R&D) 과제를 발표했다.

양 소장은 코로나19 진단에 필요한 샘플링 장비의 경우 이탈리아 분자진단업체 '코판'이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시 기술 관련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샘플링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를 어떻게 조작할 것인지에 대해서 각 회사마다 다른 전략을 펴고 있다"면서 "기술을 공개하되, 특허를 통해 적극적으로 보호하거나 특허 보호가 어렵다면 철저한 보호 노하우를 갖고 있는 회사도 있다"고 전했다.

양 소장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전파력을 미뤄봤을 때, 코로나19 진단시장은 상상 그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코로나19 병원체는 사스코브2(SARS-CoV-2)로, 5%대의 치사율을 보이며 현존하는 바이러스 가운데 생존에 가장 최적화돼 있다"면서 "사스코브2 바이러스가 교묘하게 생존전략을 펴며 5만8000개(지난 2일 기준)의 변이가 등재될 정도로 완전정복이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톱5 안에 드는 분자진단업체 '홀로직'이 2021년 1·4분기(3월 말) 매출이 15억달러(1조7000억여원)에 달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며 "이는 향후 코로나19 관련 진단시장 규모가 빠른 속도로 확대될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양 소장은 국내 샘플링 장비 업체들이 영세기업인 만큼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려면 진단시약회사 등 타회사와의 공동 개발이 필수적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샘플링 진단이 효력이 있다'는 임상적 자료가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임상 자료를 만들 정도로 '전문적'이고 '큰' 회사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양 소장은 "국내 회사들의 진단키트가 전 세계를 장악하지 못하는 것은 기술력이 부족해서가 아니고 생산 캐파(Capacity)가 부족해서다"라며 "특히 자동 추출 장비의 경우에는 이로슈, 서머피셔 등 외국 회사 제품이 장악한 상태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큰 회사와 적극적으로 지식·기술 교류를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진단시장에선 '더 빠른' '한번에 더 많이' '더 자동화된' 진단솔루션에 대한 니즈가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진단키트를 해외 배송하려면 영하 20도의 환경을 유지해야 하는데 비행기로 운송하면 '드라이아이스를 배송하는 꼴'이라며 물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양 소장은 "아직까지 진단솔루션에 대한 충분한 양이 적기에 공급되지 않고 있다"면서 "기술 개발에서 물류 전략까지 충분한 고민을 통해 전 과정을 세련되게 다듬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이병철 팀장 최갑천 김병덕 김영권 김은진 김용훈 성초롱
seo1@fnnews.com 김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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