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더 못 버텨… 이러단 일자리 사라진다" 中企 '최소 동결' 호소 [최저임금 줄다리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7 18:05

수정 2020.07.07 18:06

최저임금위원회 5차 전원회의
가동 줄면서 자금난에 판매 급감
중기 근로자도 "동결 필요" 동조
'동상이몽' 노사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5차 전원회의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렸다.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노동계는 1만원, 경영계는 8410원을 제시한 가운데 이날 회의는 양측의 격차 줄이기에 논의의 초점이 맞춰졌다. 류기정 사용자위원(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과 이동호 근로자위원(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동상이몽' 노사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5차 전원회의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렸다.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노동계는 1만원, 경영계는 8410원을 제시한 가운데 이날 회의는 양측의 격차 줄이기에 논의의 초점이 맞춰졌다. 류기정 사용자위원(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과 이동호 근로자위원(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위기감은 1998년 IMF 구제금융(외환위기)이나 2008년 국제 금융위기보다 더 심각하다. 더 올라간다면 임금체불 범법자가 될 수밖에 없다." (편의점 업주 A씨)

"여력만 된다면 최저임금을 1만원 이상으로 인상하고 싶다. 그러나 기초체력이 약해진 중소기업들은 사업 존폐를 걱정하는 실정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2021년 최저임금을 정하기 위한 노사의 줄다리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제기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계의 안타까운 목소리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며 현실을 인정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가동률 줄며 자금난·취업자 감소

중소기업들이 코로나19로 직격타를 맞은 것은 각종 통계에서 확인된다.

7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중소제조업 평균가동률은 66.2%로 전월과 작년동월 대비 각각 0.6%포인트, 7.8%포인트 하락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65.5%)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중소제조업 자금사정을 보여주는 경기전망지수(SBHI) 중 자금사정 부문도 5월에는 전달보다 0.4%포인트 하락한 60.3으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고용충격이 가시화되면서 중소기업 일자리도 감소하고 있다. 올해 5월 중소기업 취업자는 지난해 동월보다 46만3000명 줄었다. 중소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소기업 고용 전망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조사기업의 44%는 이미 작년 말보다 직원 수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도 상황이 심각하다. 최악의 위기는 벗어났지만 소상공인의 현재 매출 규모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70%에 불과하다.

■중기 근로자 57% "동결 필요"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일자리 축소에 대한 우려가 나오다보니 중소기업 근로자들도 최저임금 동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021년 최저임금 관련 중소기업 근로자 의견조사' 결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절반 이상인 56.7%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최소한 동결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현장 근로자들도 코로나19로 인한 중소기업의 어려운 상황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소상공인연합회 등 15개 중소기업단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최저임금을 최소 동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소기업계는 기자회견을 통해 "최고의 안전망은 일자리로, 노사정 모두 일자리 지키기를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중소기업을 살리고 근로자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내년 최저임금은 최소한 동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영계, 특히 중소기업계의 이런 절박함은 이날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5차 전원회의에서도 공개적으로 제시됐다.

경영계를 대변하는 류기정 사용자위원(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은 "우리나라 최저임금 인상은 속도나 인상률에 있어서 높은 수준"이라며 "현장은 일감이 없어 빚으로 버티고, 청년들 아르바이트는 하늘의 별따기인데 전시상황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희 사용자위원(중소기업중앙회 본부장)도 "중기 소상공인들은 역대 최대 규모 대출지원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며 "위기 극복을 위한 최고의 안전망은 일자리"라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