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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에 절충안 낸 윤석열..긍정 평가속 아쉽다는 반응도

조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8 19:08

수정 2020.07.08 19:34

추미애에 절충안 낸 윤석열..긍정 평가속 아쉽다는 반응도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장시간의 침묵을 깨고 8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를 사실상 절반만 받아들였다. '검언유착 의혹' 사건 지휘는 손을 떼겠다며 추 장관 지휘를 일부 수용했지만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주도의 수사방식에는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현 수사팀을 포함하되 서울고검장을 사실상 특임검사 형식으로 수사 지휘를 할 수 있도록 수사중립을 요구하는 윤 총장 방안에 대해 법조계는 전반적으로 합리적인 제안이란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추 장관의 수사지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법조계는 이날 서울고검장을 수사지휘부로 해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진행하자는 윤 총장 제안에 대해 추 장관과의 정면충돌을 피하고 싶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분석했다.

그간 친정부 성향으로 평가받으며,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 등을 놓고 윤 총장과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 온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지휘아래 이번 수사를 진행하는 것 보다는 현 수사팀을 포함하되 서울고검장을 지휘부로 해 보다 중립성을 견지한 상태에서 결론을 내보자는 일종의 절충안이란 평가다.
앞서 추 장관은 “수사팀 교체나 제3의 특임검사 주장은 이미 때늦은 주장"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취해 왔다.

최건 대한법조인협회장은 “외견상으로는 법무부 장관 의사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했으나 실질적으로는 장관의 입김을 덜 받는 방향으로 수사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윤 총장 입장에서는 장관에게 정면으로 반기를 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검찰 출신 김종민(전 순천지청장) 변호사는 “특임검사를 우회하면서도 이성윤 검사장을 사실상 수사에서 배제하는 건의로, 추 장관의 고민이 깊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법조계는 대체적으로 윤 총장의 이날 결정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은 “법무장관의 수사지휘도 존중하고 객관적 수사를 할 수 있게 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판단된다. 그동안 서울중앙지검장의 수사가 편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서울고검장이 이 사건을 수사하게 하는 것이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고검장이 기존의 수사팀 수사결과를 존중하면서, 총장과 장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엄정히 수사를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검 중수부장과 대구고검장을 역임한 김경수 변호사는 “때는 늦었지만 (서울고검장을 특임검사 형식으로 가고, 총장은 보고만 받는) 이 방향이 맞는 것 같다. 진작에 차라리 이렇게 풀었더라면 추 장관과 윤 총장 갈등이 좀 줄어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반면 자신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이 연루 의혹을 받는 이번 사건에서 윤 총장이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한 것이 추 장관과의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서울고검장을 앞세운 것에 대해 추 장관이 거절할 가능성이 크다.
본인은 아니라고 주장해도 수사 대상이 한 검사장이 연루된 사건이면 애초에 중앙지검에 수사를 독립적으로 보장하겠다고 쿨하게 하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하는 것이 오해의 소지도 없었을 거 아니냐”며 “지검이 수사를 잘못 혹은 무리해서 영장을 청구했다면 법원에서 제동을 걸어줬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영희 변호사는 “오늘 윤 총장의 선택은 결국은 법무장관의 지시를 받아들이지 않고 특임검사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보인다”며 “이제 공은 추 장관에게 넘어갔지만 윤 총장의 선택이 좌고우면하지 말라는 장관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인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며 윤 총장 선택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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