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창업

"저녁에 뭐 먹지? 퇴근 전에 주문하세요~" [인터뷰]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17 09:36

수정 2020.07.17 09:36

동네마트 플랫폼 '로마켓' 창업한 최원석 질경이 대표
최원석 로마켓 대표. 사진=서동일 기자
최원석 로마켓 대표. 사진=서동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질경이를 창업할 때도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서 1등 브랜드가 됐다. 유통 플랫폼인 '로마켓'도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을 입혀서 대형 이커머스와 경쟁하겠다."
15일 서울 서초동 질경이 본사에서 만난 최원석 대표(사진)가 동네마트와 지역 소비자를 연결하는 모바일 플랫폼 '로마켓'을 창업하면서 밝힌 포부다.

최원석 대표는 5년 전부터 로마켓 베타 서비스를 시작해 올해 3월 정식 런칭했다. 최 대표는 "5년 동안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플랫폼을 보완했다"며 "로마켓은 마트에 있는 포스(POS)와 연동해 가격을 자동 관리할 수 있고 재고파악도 쉽다. 가맹점주들이 최대한 신경 쓰지 않아도 운영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퇴근배송으로 새벽배송 빈틈 노린다
지난해 오픈서베이에서 실시한 '식료품 구매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응답자 42.3%가 식료품은 동네 마트에서 주로 구매한다고 답했다. 신선도가 생명인 신선 식품은 가까운 곳에서 조금씩 자주 구매한다고 나온 것이다.

최 대표도 로마켓의 가능성을 이 점으로 꼽았다. "많은 이커머스는 가격과 배송의 속도에 집착한다. '새벽배송'이 대표적"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퇴근하면서 동네마트에서 식료품을 사는 과정을 모바일 플랫폼에 담았다. 우리는 동네마트의 '오후·저녁배송'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선함, 근거리라는 동네 마트의 장점 덕분에 로마켓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라며 "퇴근 전에 미리 주문하면, 빠르면 30분 이내에도 받아볼 수 있고 또 언제든지 마주칠 수 있는 이웃이 거래의 주요 대상인만큼 배송 물건의 상태와 서비스에 대한 칭찬도 많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현재는 배달 앱(애플리케이션)이 완성형처럼 보이지만, 저녁 식사는 집에서 요리를 해먹는 소비자들을 공략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또한 수수료에 대한 우려를 없애고자, 서울시에서 하는 제로배달 유니온에도 들어갔다. 최근엔 다른 지자체에서도 반응이 오는 중이다. 동네마트와 성장해야 할 로마켓에선 절대 착취가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제조업 하며 온라인 유통 가능성 봤다"
최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여성용품업체 질경이는 제조업이다. 제조업을 하면서 가장 큰 한계로 느낀 건 역시 '유통'이다. 그는 "질경이를 운영하면서 유통의 중요성을 느꼈다"며 "'제조업은 유통과 함께 가지 않으면 사상누각이구나, 온라인은 유통의 혁명을 불러오고 있구나'란 생각을 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덕분에 질경이와 로마켓의 협업도 자연스래 이뤄진다. 그는 "로마켓 영업을 하면서 질경이 상품도 마트에 입점이 되곤 한다"고 덧붙였다.

로마켓은 지금 동네마트 플랫폼이지만 목표는 의식주(衣食住) 중 '식(食)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최 대표는 "수십년 동안 노하우를 쌓아올린 동네마트도 묶어주면 저력을 보일 수 있다.
로마켓도 지역 커뮤니티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무한 확장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곧 선보이겠지만,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을 넣은 로마켓은 기존 이커머스가 갖고 있지 않은 '정(情)'을 갖게 될 것"이라며 "시간 싸움이다.
쿠팡과 배민, 마켓컬리 등 플랫폼 공룡들과 싸워도 우리가 지지 않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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