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박원순 시장 유서, 익숙한 필체에 지인들 슬픔 금치 못해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10 12:58

수정 2020.07.10 15:11

박원순 서울시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전 남긴 친필 유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전 남긴 친필 유서
[파이낸셜뉴스] 사망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작성한 유서가 공개되면서, 전일 집을 나서기 전 박 시장이 이미 극단적인 선택에 대한 결정을 내렸음을 시사했다.

10일 서울시는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전일 박 시장이 작성한 유서를 공개했다. 유서에는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 내 삶에서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고 쓰여져 있다. 뒤이어 "시신은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고 덧붙였다.

고한석 비서실장은 "어제 오전 박원순 시장께서 공관 나오시면서 유서를 작성하셨다"라며 "공관 정리하던 주무관이 발견했고, 유족의 뜻에 따라 공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이 집을 나선 것은 9일 오전 10시 40분경. 이 유서는 집을 나서기 직전 공관에 있는 서재에서 작성된 것이다. 박 시장의 공관 1층에는 평소 손님을 접견하는 서재가 있는데, 그 곳에는 글씨를 쓸 수 있는 종이와 붓이 항상 준비돼 있다. 필체가 뛰어난 박 시장에게 글을 부탁하는 사람들이 많아, 미리 준비된 종이에 좋은 내용의 덕담을 써서 나눠주곤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공개된 유서는 바로 그 종이에 쓰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평소 박 시장과 친분이 있던 사람들은 이날 공개된 유서를 보고 모두 슬픔을 금치 못하고 있다. 유서가 여러차례 본 익숙한 필체와 종이에 쓰여졌기 때문이다.

한편 박 시장의 공보특보는 마구 쏟아지고 있는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민주 공보특보는 "모든 것을 내려놓은 고인의 외롭고 고통스러운 선택과 창졸간에 남편과 아버지, 형제를 잃은 유가족의 비통함을 헤아려주셨으면 한다"라며 "강인했고 열정적으로 일해 왔던 고인이었기에 '도대체 왜?' 라는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하지만 모든 것을 묻고 생을 마감한 이상, 그에 대한 보도는 온전히 추측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특보는 "고인과 유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추측성 보도는 자제해 달라"라며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과 슬픔에 잠긴 유가족에게 또 다른 고통을 주지 않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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