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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금쪽같은 금값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12 17:15

수정 2020.07.12 17:15

금은 구리와 함께 인류의 시작부터 있었다. 원소기호 Au의 어원 'aurora'는 라틴어로 '빛나는 새벽'을 뜻한다. 태양을 숭배한 고대 이집트인들은 금을 그 상징물로 여겨 귀하게 모셨다. 이들이 금광석에서 금을 분리해 제련하는 법을 개발해 낸 것이 기원전 3600년쯤이다.

그 비슷한 연대에 메소포타미아인은 금으로 만든 투구를 사용했다. 기원전 1350년쯤 금의 순도까지 측정할 수 있게 된다.
금화는 기원전 750년쯤 소아시아 반도 리디아왕국이 처음 만들었다. 금 75%, 은 25%를 섞은 천연합금이었다. 금화는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도 생산됐다.

금을 화폐시장 주인공으로 데뷔시킨 이는 다름아닌 18세기 위대한 수학자 아이작 뉴턴이다. 만유인력 체계를 세우고 미적분법을 창시한 인물이지만 일생을 물리학·수학에만 쏟은 건 아니었다. 그는 영국 왕실의 조폐국장으로 30여년간 일했다.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세계 패권을 휘두르던 영국에 금은 쌓여갔다. 1717년 뉴턴은 금만이 화폐가치가 있다고 공표한다. 1816년 영국 의회는 금본위제 법안을 통과시켰다.

차례로 주요 국가들이 채택한 금본위제는 1차 세계대전 후 붕괴의 길을 걷는다. 달러와 금을 고정환율로 정한 브레턴우즈 체제(1944년), 달러화에 대한 금태환 정지(1971년), 국제 변동환율제 채택(1976년) 등으로 이어지며 세계 화폐 역사는 격동의 시간을 보냈다.

금값이 최근 트로이온스(31.1g)당 1800달러를 넘어서며 9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머지않아 2000달러(약 2400만원)를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 상장지수펀드(ETF)에 몰린 돈도 사상 최대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세계 각국의 대대적 경기부양, 중앙은행 통화완화 정책, 미국 대선을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 등의 결과로 분석한다. 국제정세나 경제상황이 불안하면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통상 금투자가 인기였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jins@fnnews.com 최진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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