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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루 확진자 7만명 넘어선 다음날 트럼프도 마스크 썼다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12 17:33

수정 2020.07.12 18:28

CDC 권고 100일만에 착용
확진자 폭발에 입장 바뀐듯
사망자 수도 빠르게 증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 절대 마스크를 쓰지 않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마스크를 쓰고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4월 3일 마스크 착용에 관한 자발적 권고를 내린 지 정확히 100일 만이다. 트럼프의 이같은 행보는 미국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마스크 착용을 외면할 수 없어서라는 것이 중론이다. 백악관과 공화당 일부에서는 트럼프가 조금 더 마스크를 빨리 썼으면 어땠겠냐는 의견도 나오는데 트럼프가 앞으로 마스크를 계속 착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공식석상에서 처음 마스크 착용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메릴랜드주(州)의 월터 리드 국립 군 의료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3월 이후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면서 320만명 이상이 감염되고 최소 13만4000여명의 숨졌음에도 트럼프는 마스크 착용을 거부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시간주 포드 공장을 시찰했을 때 마스크를 썼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시 시찰은 비공개로 이뤄졌고 공개석상에서는 처음으로 마스크를 썼다. 그는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 마스크를 착용했던 이날 백악관을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병원에 있을 때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동안에 마스크 착용에 대한 엇갈린 신호를 보냈다.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인정하다가도 마스크를 쓴 기자들을 비난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또 트럼프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마스크를 쓴 것을 조롱하며 바이든 후보가 약해 보인다는 것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리트윗하기도 했다.

반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포함한 대부분의 공화당 지도자들은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마스크 착용을 지지하고 마스크를 착용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통령의 측근은 "대통령은 마스크 착용이 자신을 약하게 보이게 할 것을 우려했다"면서 "또 마스크 착용이 경제 회복보다 공중보건 위기로 초점을 옮길 것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에서 마스크 착용은 논쟁거리가 됐다. 공화당은 마스크 착용에 대해 민주당보다 더 저항적이었다.

미국 '재봉쇄' 주장 다시 고개들어


트럼프가 공식석상에서 마스크를 처음으로 착용한 이날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수는 6만1719명 증가했다. 누적 코로나19 확진자수는 335만5646명이다. 세계 1위다. 사망자 수도 732명 늘어난 13만7403명으로 역시 1위다.

미국은 전날에도 일일 누적 확진자 수가 7만1787명 증가해 일일 확진자수가 처음으로 7만명을 넘어선 바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알래스카·조지아·루이지애나·몬태나·오하이오·유타·위스콘신 등 모두 7개 주가 견인하고 있다. 이들 7개주에서 코로나19 누적확진자수가 사상 최대로 증가했다. 최근 일주일 간 미국의 코로나19 현황을 보면 전체 51개 주 가운데 13개 주의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주 기록을 넘어섰고, 16개 주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몇 개월 간 감소세를 보이던 사망자도 다시 빠르게 늘고 있다. 앨라배마·애리조나·플로리다·미시시피·노스캐롤라이나·사우스다코타·텍사스·테네시 주 등 총 8개주의 일일 사망자 수가 이번 주 최다 기록을 세웠다.


이에 따라 미국내에서 코로나19 조기 종결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데보라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코로나19가 최근 몇몇 대도시에서 계속 확산하고 있는 것을 볼 때 곧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 주지사는 현지 KLBK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다"면서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재봉쇄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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