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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톡] 中경제 2분기 성장률이 주목되는 이유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14 16:47

수정 2020.07.16 13:01

[차이나 톡] 中경제 2분기 성장률이 주목되는 이유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책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강력한 통제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그 와중에서도 경제추락을 최소화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공장 가동을 멈추고 근로자의 노동을 차단한 상태에서 경제까지 현상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아무리 중국이라도 해도 경제의 핵심 주체인 생산과 소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데 그 이상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관변 전문가를 중심으로 플러스 성장이라는 밑도 끝도 없는 긍정적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역시 지난 1·4분기 받아든 성적표는 초라했다.
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문화대혁명이 일어났던 1976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했는데 그 수치도 -6.8%까지 곤두박질쳤다.

코로나19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다. 이 질병은 중국뿐 아니라 세계 모든 국가에 충격을 줬다. 미국도 1·4분기 GDP 성장률이 -5.0%를 기록했다. 금융위기였던 2008년 -8.4%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의미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되던 4월부터 국가 운영의 무게중심을 경제로 서서히 옮기며 상대적으로 발 빠르게 대응했다. 고향으로 돌아갔던 농민공을 다시 불러들였고, 생산·유통도 가동을 재개했으며 소비쿠폰 발행 등을 통해 내수활성화를 추진했다. 5월 말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선 6조3500억위안(약 1100조원) 규모의 슈퍼 경기부양책을 제시했다. 중국은 코로나19의 공격을 가장 먼저 받은 나라였던 만큼 회복 속도도 빨랐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수출 등 각종 지표가 긍정적 흐름으로 반응했다.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개월 연속 경기회복 국면을 이어갔고, 수출입지수는 2개월 연속 개선됐다. 같은 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달에 비해 0.7%포인트 개선됐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5%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한국과 중국의 경제는 연동된다. 한국의 총수출 대비 중국 수출 비중은 약 4분의 1(2019년 기준 25.1%)이기 때문에 싫든 좋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국 경제가 어두워지면 수출은 더디고 내수도 정체한다. 중국에 중간재와 소비재를 팔아 이득을 챙기는 한국 경제에도 당연히 그 영향이 미친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 성장률은 최대 0.22%까지 낮아질 수 있다. 세계은행은 중국과 미국, 유로존이 동시에 1%포인트 떨어질 경우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하락폭은 1.3%로 추정하고 있다. 즉 중국 경제가 불안하면 우리 경제의 리스크도 커진다. 반면 중국 경제에 훈풍이 불 경우 우리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부품, 석유화학 등 분야의 투자·무역 확대, 인프라 건설 참여, 중국 내수 소비재 수출, 관광을 비롯한 인적교류 촉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대치가 올라간다.

중국이 오는 16일 경제성장화 정책 이후 2·4분기 성장률 성적표를 다시 내놓는다.
홍콩 국가보안법 사태로 가중된 미·중 갈등과 남부지방 대형 홍수 등 변수가 남아있지만 세계에서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큰 이견이 없다. 그래서 중국의 경기호전은 듣기 좋은 소식이다.
중국의 2·4분기 GDP 성장률이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jjw@fnnews.com 정지우 베이징특파원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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