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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목매던 RF필터 개발 박차… 소재 독립 대표주자로 [소재혁신 드림팀이 떴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14 18:04

수정 2020.07.15 11:13

<4·끝> 전자기제어 소재 연구단
이동통신기기용 RF필터 포함
전력변환용 인버터 핵심 요소인
고성능 자성코어 국산화 목표
전자기제어 소재 연구단 이상복(오른쪽) 단장이 재료연구소 실험실에서 RF필터에 들어갈 소재를 시험하고 있다. 재료연구소 제공
전자기제어 소재 연구단 이상복(오른쪽) 단장이 재료연구소 실험실에서 RF필터에 들어갈 소재를 시험하고 있다. 재료연구소 제공
국내 연구진이 스마트폰의 무선주파수(RF)필터 부품을 국산화하는 연구개발(R&D)을 시작했다.

이 R&D는 '소금' 같은 소재를 다룬다. 모든 이동통신기기에 들어가는 RF필터를 비롯해 모든 전자제품에 필요한 인버터의 핵심 소재가 타깃이다. 연구진은 이번 R&D를 성공하면 4000억원의 수입대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소재혁신선도프로젝트' 연구단을 9개 가동했다. 이 연구단은 핵심소재를 국산화하고 미래 소재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R&D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전자기제어 소재 연구단'은 저손실·저잡음 전자기제어 소재 R&D에 집중하고 있다. 재료연구소 이상복 책임연구원을 중심으로 RF필터 소재 뿐만아니라 인버터에 들어가는 고성능 자성코어도 개발한다.

이상복 연구단장은 14일 "당장은 이 소재와 부품이 일본 수출규제에 막히지 않았지만 향후 일본이 무역전쟁의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일본 의존도 심각한 핵심소재


국내 스마트폰과 통신서비스는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삼성전자가 세계 판매순위 상단을 차지하고 5세대 이동통신은 지닌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하지만 제품 속 소재와 부품은 일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RF필터는 공중에 떠 다니는 무수히 많은 전파중 필요한 주파수만 걸러서 주고 받는 역할을 한다. 또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이동통신 기지국에도 대용량의 RF필터가 들어가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19년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15억4000만대였다. 이는 지난해 스마트폰용 RF필터가 15억4000만개 쓰였다는 의미다.

국내 5G는 3㎓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지만 2~3년내로 28㎓로 옮겨갈 예정이다. 현재 미국과 일본 등 일부 해외 기업만이 28㎓용 RF필터를 개발해 판매할 뿐이다. 우리나라 5G용 RF필터의 일본 수입액은 연간 1680억원에 달한다.

또 모든 전자제품에는 인버터가 있다. 직류로 들어오는 전기를 교류로 변환할때 쓰이는 부품이 인버터다.

고효율 전력변환용 인버터는 전기자동차와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의 핵심요소다. 최근 활용분야가 확장되면서 전력변환을 빠르고 전력소모가 적은 소재가 요구되고 있다.

현재 생산 부품들은 50㎑ 대역인데 시장에서 요구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100~200㎑ 쪽으로 넘어가야 한다. 고사양의 인버터는 원료 40%, 제품 80% 등 일본에서 연간 2300억원을 수입해 오고 있다.

산학연 융합기술을 제품으로


연구단은 총 5개 세부 R&D 과제로 나눠 RF 필터와 전력변환용 인버터 핵심소재와 부품을 개발한다.

재료연구소가 총괄하고 세라믹기술원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세부 과제를 맡아서 진행한다. 또 고려대를 비롯해 영남대, 중앙대, 창원대, 항공대, 한양대가 각 세부과제에 참여한다.

R&D기간은 1단계 3년, 2단계 2년으로 총 5년이다. 1단계에는 각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씨앗기술을 모아 좀 더 발전시킨 뒤 RF 필터와 인버터에 들어가는 소재를 만든다. 이후 이 소재들을 융합해 핵심 소재를 완성할 계획이다. 소재를 개발하면서 컨소시엄으로 들어와 있는 민간기업이 상용화에 적합하도록 의견을 주고 받으며 발전시켜 나간다.

2단계는 RF필터와 자성코어용 원소재를 융합하는 시기다. 이때에도 1단계와 마찬가지로 기업들에게 피드백을 받으며 완성도를 높인다.
연구단은 5년동안의 최종 결과물로 스마트 A급 원천특허를 6건 확보하고 민간기업으로 기술을 이전한다.

이 단장에 따르면 이 R&D사업 취지는 출연연구기관들이 가지고 있는 원천 기술을 잘 융합해 의미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보자는 의미였다.


그는 "지난해 이 프로젝트 기획단계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이슈가 터졌고 결국 기술 사업화까지 갈 수 있는 연구를 하기 위해 진행됐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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