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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1위는 알프스죠…스위스는 '지속가능한 관광'에 꽂혔어요"(인터뷰)

뉴스1

입력 2020.07.15 06:01

수정 2020.07.15 10:28

김지인 스위스관광청 한국 지사장
김지인 스위스관광청 한국 지사장


그림젤 고개. 스위스관광청 제공
그림젤 고개. 스위스관광청 제공


'클린 & 세이프' 라벨이 부착된 스위스의 한 레스토랑
'클린 & 세이프' 라벨이 부착된 스위스의 한 레스토랑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코로나19가 관광 시장에 있어 정립의 시간을 준 것 같아요. 스위스에선 한창 정부와 관계 민관, 국민이 하나가 되어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해 힘쓰고 있어요."

김지인 스위스관광청 한국 지사장은 최근 서울시 종로구 스위스대사관에서 기자와 만나 스위스에서 추진 중인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한 활동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20년 넘게 한자리에서 관광 시장의 변화를 지켜봐 온 인물이다.

김 지사장은 "우린 너무 앞만 보고 달리지 않았나, 이젠 사람과 환경, 경제 세 가지를 돌아봐야 할 때"라며 "스위스의 경우 또 다른 위기를 대응하기 위해 쉽게 무너지지 않는 '지속가능한 관광' 인프라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밝혔다.

스위스를 비롯한 전 세계 관광업계가 큰 위기를 겪는 것은 사실이다. 최근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는 국제 관광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0년 이래 최악의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올해 관광 관련 일자리는 1억2000만개가 감소하고, 국제 관광객은 최대 11억명이 감소할 위기에 처했다고 내다봤다.

김 지사장은 스위스에서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해 가장 중점에 두는 것은 무엇보다 '자연'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와 같이 스위스도 국토의 70%가 산이다.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어마어마한 유적지가 있지는 않은 만큼, 스위스에선 '알프스'가 곧 자산이다.

그는 자연을 지키는 것에 대해 스위스 사람들은 엄청난 사명감을 갖고 있다며, 해발 3000m 알프스 빙하에 자리한 산장 호텔의 사장을 만난 일화를 들려줬다.

"산장 호텔 사장에게 가장 큰 자산이 무엇이냐 물었더니 '호텔'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자식에게도 물려줄 자산도 같냐고 물었더니 의외의 대답을 받았다. 그는 창문 넘어 알프스 빙하를 가리키며 '바로 저것'이라며, '저것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더라."

온난화로 알프스의 빙하들이 녹고 있는 상황에 놓였다. 글래시어 산장 호텔 사장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오래 전부터 세탁기를 돌려 남은 열을 활용해 객실 난방을 하고, 생활수를 자체 시스템으로 정화해 변기에 사용하는 등 환경 보호에 나서고 있다.

김 지사장은 스위스 국민 대다수가 글래시어 산장 호텔 사장과 생각이 같다고 했다. 알프스를 보존하기 위해 환경을 잘 가꾸는 관련 시설을 정부가 인증하는 제도인 '아이벡스'와 '페어 스테이' 레이블을 요구한 것도 스위스 국민들이었다.

지속가능한 관광은 자연을 보존하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은다. 지역 사회와 경제가 건강하게 유지되는 것 또한 해당된다.

김 지사장은 "코로나19 이전, 스위스에선 해외 인센티브 단체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혈한이 돼 있었다"며 "한번에 많은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수익을 벌 수 있었기에 현지민들도 처음엔 반기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김 지사장은 "하지만 현지민들은 금세 질타를 했다"며 "단기적이고 한시적으로 오는 일부 해외 단체 여행객이 다녀간 후 가이드를 비롯한 인력의 일자리는 비었고, 지역은 마치 거친 폭풍우가 지나간 듯 황폐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스위스는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해 정부가 독단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 김 지사장의 설명이다. 정부, 관련 기관, 민간, 국민이 함께 한몸이 돼 움직이고 있다.

"주 관광청과 지역 관광청간의 관계가 매우 끈끈하다. 당국의 의견을 받고, 관광청이 그에 맞는 캠페인을 마련해 지역 관광청과 논의한 후 대대적으로 동시에 같은 메시지로 캠페인을 펼친다. 작은 면적의 스위스에 주가 26개나 되고, 주마다 규범이 다른데도 주 관광청의 입장을 존중해주고 따라준다. 물론 지역 관광청이 원하는 특정 콘텐츠를 잘 가공해 홍보하고 마케팅을 지원한다."

최근 스위스관광청은 코로나19 이후 방역 시스템을 갖춘 업체에 로고를 붙이는 '클린 & 세이프' 라벨 정책 시행에 한창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았던 관광 관련 업체 및 업소는 운영을 재개하려면 방역 절차를 필수적으로 받지만, 여전히 여행객들은 의심하고 불안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클린 & 세이프' 라벨 정책 역시 스위스 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이 정책을 통해 여행 객들은 로고 유무에 따라 호텔, 레스토랑, 항만, 케이블카, 대중교통 등을 선택할 수 있다.

한편 스위스는 오는 20일부터 한국인 여행객을 받는다. 스위스 당국은 유럽연합(EU)에 속하지 않은 나라들 중 14개국에 대해 입국 제한을 해제하기로 했다.

김 지사장은 머지않아 스위스를 찾을 여행객들에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해 주고 싶다"며 "스위스는 중립국으로서 다양성을 받아들여 인종차별 걱정이 없고, 케이블이나 각종 관광시설에선 철저한 인원 제한 규제를 하고 있어 어느 곳보다 안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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