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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쉬운 우리말]③ ‘더치페이’ 말고 ‘각자내기’ 합시다

뉴스1

입력 2020.07.15 09:00

수정 2020.07.15 09:00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형택 기자 = ◇ 더치페이 → 각자내기

‘더치페이(Dutch pay)’는 ‘더치 트리트(Dutch treat)’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더치(Dutch)란 ‘네덜란드의’ 또는 ‘네덜란드 사람’을, 트리트(treat)는 ‘한턱내기’ 또는 ‘대접’을 뜻합니다. 더치 트리트는 다른 사람에게 한턱을 내거나 대접하는 네덜란드인의 관습이었습니다.

1602년 네덜란드는 아시아 지역에 대한 식민지 경영과 무역 등을 위해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를 세우고 영국과의 식민지 경쟁에 나섭니다. 그러나 17세기 후반 3차례에 걸친 영국-네덜란드전쟁을 계기로 네덜란드의 제해권(制海權)은 점차 영국으로 넘어갔고, 이러한 가운데 영국인들의 일에 네덜란드인들이 간섭하게 되어 네덜란드와 영국 두 나라는 서로 갈등이 이어졌습니다. 이에 영국인들이 네덜란드인(Dutchman)을 탓하기 시작하면서 ‘더치(Dutch)’라는 말을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게 됐습니다.


영국인들은 그들의 오랜 관습이었던 ‘더치 트리트’에 대해서도 ‘대접하다’라는 의미의 ‘트리트(treat)’를 ‘지불하다’라는 뜻의 ‘페이(pay)’로 바꾸어 함께 식사를 한 뒤 자기가 먹은 음식에 대해서만 비용을 지불하는 정반대의 의미로 해석해 네덜란드인들을 인색한 사람들이라 조롱했습니다. ‘더치 페이’는 이후 각자 비용을 부담하는 계산방식을 가리키는 용어로 굳어졌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더치페이’를 ‘각자내기’로 순화하여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 → 승차 진료소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를 국어사전에 찾아보면 ‘자동차에 탄 채로 쇼핑할 수 있는 상점. 주차장의 티켓 판매소, 책방, 레스토랑, 금융 기관 따위가 있다’라고 나옵니다. 코로나19가 퍼진 후엔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가 등장하면서 ‘드라이브 스루’라는 용어가 더 알려지게 됐습니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알기 위해 차에 탄 채 안전하게 문진·검진·검체 채취·차량 소독을 할 수 있는 선별진료소를 말합니다. 의심환자가 차를 타고 일방통행 동선에 따라 이동하면 의료진이 ‘의심환자 확인 및 문진-진료(검체 채취 등)-안내문 배포’ 순서로 검사를 진행한 뒤 소독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올해 2월부터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시행하면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의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드라이브 스루’의 순화어를 ‘승차 구매’로 정해 놓았습니다.

◇ 롤모델 → 본보기

‘롤모델(role model)’을 영어사전에 찾아보면 ‘역할 모델, (존경하며 본받고 싶도록) 모범이 되는 사람’이라고 나옵니다.
TV를 시청하다 보면 젊은 연예인들이 “제 롤모델은 누구입니다”라고 말하는 걸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시청자 중에 영어를 제대로 배우지 않은 초등학생이나 어르신들은 무슨 소린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립국어원 누리집 '다듬은 말'에서 ‘롤모델’을 검색하면 ‘본보기(상)’라는 순 우리말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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