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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동결]경제심리·수출 회복세...한은 당분간 '관망'(종합)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16 09:41

수정 2020.07.16 09:41

[파이낸셜뉴스] 하반기 첫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금리동결'을 선택했다.

한은은 16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금통위를 열고 7월 기준금리를 0.50%로 동결을 결정한다고 발표했다.

부진했던 소비자 심리나 수출에서 회복세가 확인되기 시작하면서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금융안정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도 통화정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다만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는 등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악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추후 한은이 경기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남아 있다.

[금리동결]경제심리·수출 회복세...한은 당분간 '관망'(종합)
■심리·수출 회복세 보여
경제심리와 수출 회복이 한은 기준금리 관망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은에 따르면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1.8로 전월대비 4.2포인트 상승했다.

CCSI는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된 지난 2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4월 지수가 70.8을 기록했다.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이후 5월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등 재정정책과 주가 상승 덕분에 심리가 반등했고 6월까지도 효과가 이어졌다.

CCSI는 가계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한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 지수를 표준화한 지표다. 기준치 100을 하회한다는 것은 과거 평균치보다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낙관적으로 보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얘기다.

부진했던 수출도 회복의 조짐이 나타났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133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7%(2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8.5일로 지난해와 같다. 일평균 수출액도 1.7% 감소했다.

7월 열흘치 실적에 불과해 이달 전체 수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그렇지만 수출 감소폭이 완화된 점은 고무적이다. 올 들어 수출은 4월 -25.5%, 5월 -23.6%, 6월 -10.9%로 3개월 연속 두자릿수 감소를 기록한 바 있다.

소비심리 개선은 내수 시장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수출 회복도 기업 경영환경 개선에 결정적이다. 따라서 현재의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하반기 경기는 반등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한은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통화정책을 쓰기보다는 관리가 중요한 시점인 것이다.

[금리동결]경제심리·수출 회복세...한은 당분간 '관망'(종합)
■당분간 관망세겠지만...

하반기 경기 흐름이 회복 및 반등세로 이어진다면 한은은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을 장기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다. 다시 한 번 전 세계적으로 '봉쇄조치'가 내려진다면 한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동시에 금리인하 및 유동성 공급 압력을 받게 된다.

실제 우리 주요 수출 상대국인 미국의 코로나19 양성판정률을 보면 지난달 12일 3.8%로 저점을 기록한 이후 상승하더니 지난 7일 9.1%까지 올랐다. 미국의 14개 주는 경제활동 재개를 중단했으며 6개 주는 음식점, 영화관 등을 다시 폐쇄하는 등 이동제한 조치를 강화한 상황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에는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가 술집의 영업을 중단시켰고 식당이나 극장, 동물원, 와인 양조장 등의 실내 영업도 금지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적으로 우려되는 점은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다. 기준금리를 더 낮추면 부동산 등 자산거품, 외국인 자금이탈 등 부작용이 극대화될 우려가 존재한다.

7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한 결정적인 이유에도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 대규모로 풀린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가격이 급등했고 '자산거품'이 형성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도 연속해서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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