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GDP대비 가계 빚 97.9% "세계 최대"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된 올해 1·4분기 우리나라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이 세계 39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빚이 불어나는 속도도 가계와 기업을 중심으로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20일 국제금융협회(IIF) 통계에 따르면 세계 39개 나라의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 올해 1·4분기 기준으로 한국은 97.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영국(84.4%), 홍콩(82.5%), 미국(75.6%), 태국(70.2%), 말레이시아(68.3%), 중국(58.8%), 유로존(58.3%), 일본(57.2%) 등의 순이었다.

이 같은 한국의 부채비율은 직전 분기인 지난해 4·4분기 수치 92.1%보다 5.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홍콩과 중국에 이어 세번째로 큰 증가폭이다.

같은 기간 홍콩은 73.5에서 82.5%로 9%포인트 증가했고 중국은 52.4%에서 58.8%로 6.4%포인트 늘었다.

한국 비금융기업 부채의 GDP 대비 비율도 높았다. 한국은 104.6%로 홍콩(230.7%), 중국(159.1%), 싱가포르(125.2%), 칠레(110.9%), 유로존(109.8%), 일본(106.4%)에 이어 7위였다. 한 분기 사이 7.4%포인트(97.1→104.6%) 증가한 것으로, 우리나라 기업보다 상승 폭이 큰 나라는 칠레(12.5%p), 싱가포르(11.8%p), 홍콩(8.1%)으로 우리나라는 네번째로 증가폭이 컸다.

반면 1·4분기 우리나라 정부 부문 부채의 GDP 대비 비율은 41.4%로 전체 39개국 가운데 28위로 안정적이었다. 정부 부채 증가 속도도 전분기 대비 2%포인트 증가해 23위에 머물렀다.

IIF는 보고서에서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경기 후퇴적 조건 속에서 세계 전체 GDP 대비 부채 비율이 1·4분기에 역대 최고 수준인 331%까지 치솟아 작년 4·4분기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며 "중국, 한국, 터키, 멕시코에서 금융을 제외한 부문(가계·비금융기업) 부채의 GDP 대비 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이런 가계·기업 부채(신용) 급증 현상은 2·4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28조9000억원으로 5월 말보다 또 8조1000억원 증가했다. 6월 말 기준 은행권 기업 대출 잔액(946조7000억원)도 5월 말보다 1조5000억원 늘었다.

모두 6월 통계 기준으로 2004년 집계 이후 가장 많았다.

[e-mail]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