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수도권 중·고등학교, 교가는 안불러도 '기미가요'는 제창

뉴시스

입력 2020.07.20 15:15

수정 2020.07.20 15:15

지난 3월 235개 학교 졸업식에서 기미가요는 모두 불러
[도쿄=AP/뉴시스]지난 16일 일본 도쿄 거리의 한 횡단보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2020.07.17.
[도쿄=AP/뉴시스]지난 16일 일본 도쿄 거리의 한 횡단보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2020.07.17.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럿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던 지난 3월 도쿄도립 학교 253개교가 졸업식에서 국가(國歌)인 기미가요(君が代)를 제창한 사실이 확인됐다. 비말 감염을 우려로 교가는 부르지 않았는데 기미가요는 제창한 곳도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도쿄 내 중학교·고둥학교·특별지원학교 등 235개 모든 학교가 지난 3월 졸업식에서 기미가요를 제창했다.

특히 졸업식에서 노래를 부를 때 비말 감염을 우려하는 학교도 있어 교가 제창을 포기한 학교도 있었으나, 기미가요는 빠짐없이 불렀다.

올해 도쿄도 학교의 일장기 게양과 기미가요 제창 여부가 실린 ‘실시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1일부터 같은 달 하순까지 도쿄의 중학교고둥학교특별지원 학교 등 235개 모든 학교가 "국가를 제창했다"고 밝혔다

도쿄도 교육위원회 등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전국 모든 학교 일제히 휴교 요청을 한 지난 2월 27일부터 비말 감염 방지 때문에 국가 제창 여부, 혹시 부르지 않을 경우 문제가 되는지 등에 대한 문의가 잇따랐다.



교육위원회는 다음 날인 2월 28일 현장에서 판단해 달라는 취지의 문서를 전달했다. 하지만 직접 관리하는 도립 학교에는 "국가 제창 실시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통지를 했다. 결국 235개 학교가 모두 기미가요를 제창했다.

한 학교의 교장은 "노래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으나 (부르라는) 문서가 왔기 때문에 국가만 불렀다. 교가 등 다른 노래는 감염 리스크를 떨어트리기 위해 노래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교육위원회 측은 "감염 상황이 현재와 같이 심하지 않아, 적절히 교육 과정을 실시하기 위해 지시했다. 시간 단축과 참가자 제한 등 환경도 정비돼 (기미가요 제창은) 적절했다"고 주장했다.

교육정책에 정통한 요토리야마 요스케(世取山洋介) 니가타(新潟) 대학 교수는 사상의 자유를 위해 기미가요 제창시 기립하지 않은 교직원들에게 위원회가 계속 처분을 내린 점을 들며 "몇 백 명에게 징계 처분을 한 결과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노래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인데, 위축돼 판단할 수 없는 교육 현장의 사고 정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기미가요는 일본의 국가(國歌)로 "천황의 통치시대는 천년 만년 이어지리라"라는 일왕의 시대가 영원하기를 염원하는 내용이다.
1880년 처음 만들어져 메이지 일왕의 생일축가로 처음 불려진 뒤 일본 국가로 사용됐다. 제2차 세계대전 후 폐지됐다가 1999년 일본의 국가로 법제화됐다.
일왕을 찬양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일본 극우단체 회원들이 군복을 차려입고 태평양전쟁 전범 등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할 때 주로 부르는 노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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