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넥쏘 함께 탄 李-鄭… 전기차 '팀 코리아' 급물살 탄다 [이재용-정의선 두 달만에 2차 회동]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21 18:14

수정 2020.07.21 21:22

李, 현대차 남양연구소 첫 방문
  자율주행·수소차 시승하며 관심
  鄭과 로보틱스 등 미래기술 논의
  자동차 배터리 공조 뛰어넘어 
'차세대 모빌리티 동맹' 속도
2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경기 화성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비공개 2차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이 지난 1월 신년 합동인사회에 참석해 담소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2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경기 화성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비공개 2차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이 지난 1월 신년 합동인사회에 참석해 담소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넥쏘 함께 탄 李-鄭… 전기차 '팀 코리아' 급물살 탄다 [이재용-정의선 두 달만에 2차 회동]
전기차산업의 '팀 코리아'를 꾸리기 위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의 큰 그림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2차례에 걸친 만남으로 두 그룹의 배터리 공조가 깊어졌고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2차 회동도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단순히 배터리 공조를 뛰어넘어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삼성, LG, SK그룹이 하나로 뭉치는 '차세대 모빌리티 동맹'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현대차 '미래차사업 시너지'


이 부회장이 이날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방문한 것은 지난 5월 정 부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한 것에 대한 답방 형식이다.

당시 정 부회장은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기술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신기술 현황 등을 파악했다. 이 부회장도 이날 남양연구소에서 현대차의 연구개발 현장을 둘러보고 자율주행차와 수소전기차를 시승하며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시스템 LSI사업부 사장,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 사장 등이 동행했고 현대차에선 정 수석부회장과 서보신 현대·기아차 상품담당 사장, 박동일 연구개발기획조정담당 부사장 등이 방문단을 맞았다.

남양연구소는 1995년 설립됐다. 국내 자동차 연구개발 시설로는 최대인 347만㎡ 규모이며 1만4000여명의 연구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민간 대기업 최고경영자가 남양연구소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그룹 최고경영자(CEO)가 서로의 미래기술을 눈으로 확인하며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 부회장과 정 부회장이 상호방문을 통해 서로간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을 보여줬다"면서 "양측이 신뢰도를 높이고, 지금까지 없었던 모델을 새로 그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강점인 휴대폰과 현대차의 전기차가 상호연동성을 높여 미래차의 지향점인 움직이는 가전제품, 움직이는 생활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상호방문을 통해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미래차의 융합을 가속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팀 코리아' 속도낸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23종의 전기차 전용모델을 운영하고 내년 1월부터는 전용플랫폼(E-GMP)에서 생산한 전기차도 내놓을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5년 10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해 시장점유율을 10%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정 부회장의 잇따른 광폭 행보는 단순히 전기차 배터리 확보를 넘어 더 큰 지향점을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휴대폰에 강점이 있다면 SK그룹은 5G 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고, LG그룹은 전장사업 분야의 강자다. 전기차를 매개로 삼성, 현대차, LG, SK가 뭉치는 그림이 나올 수 있는 구조다.

김용진 자동차산업학회장(서강대 교수)는 "전기차 배터리를 넘어 현대·기아차와 삼성, LG, SK가 뭉쳐 하나의 모빌리티가 나올 수 있는 구도로 가고 있다"면서 "전기차와 반도체, 인공지능, 네트워크, 배터리가 만나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가려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김필수 교수는 "코로나19로 자국우선주의가 강조되면서 부품을 글로벌 소싱하는 것보다 자국 내에서 시너지를 내는 게 중요해졌다"면서 "국내기업 간에 공조가 이뤄지면 정부가 투자를 하는 데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구광모 회장과 최태원 회장도 조만간 현대차그룹을 방문해 서로간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기아차그룹이 LG그룹, SK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상징적인 곳을 보여줄 것이라는 얘기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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