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증시쏠림'에 죽쑤는 리츠.."이럴 때 리츠 본연 목적 충실해야"

이진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22 15:45

수정 2020.07.29 11:08

한국리츠협회, 2020년 공모·상장리츠 미디어데이 개최
리츠 업계, '한탕주의' 분위기 빠진 증시에 어려움 토로
'상장 연기' 마스턴프리미어1호 "4·4분기 상장 재도전"
"위험자산 선호에 리츠 인기 떨어져..장기투자자 잡아야"
"재간접형 리츠 규제 개정해야"..리츠협회 "관련법 발의 노력"
김대형 한국리츠협회 회장/사진=뉴스1
김대형 한국리츠협회 회장/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주식시장 활황으로 공모주가 인기몰이 중인 반면, 공모 리츠(REITs)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고수익·고위험’ 상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어서다. 리츠 업계는 이럴 때일수록 리츠 본연의 목적에 충실히 해 장기 투자문화가 정착되는 시장으로 가꿔가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22일 한국리츠협회 주관으로 열린 ‘2020년 공모·상장리츠 미디어데이’에서 상장 및 상장예정인 리츠사 관계자들은 리츠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선 ‘한탕주의’가 만연한 주식시장과 차별을 둬야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최근 풍부한 유동성이 증시에 밀려들면서 공모주 청약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공모 리츠는 찬반신세다. 프랑스 파리 부동산에 투자하는 재간접 리츠인 마스턴프리미어1호는 이날 예정된 공모청약 일정을 미루고, 올해 하반기 중으로 재공모하기로 결정했다.
상장을 그대로 진행한 리츠도 줄줄이 흥행 실패를 맛봤다. 이달 공모청약을 진행한 이지스레지던스리츠의 청약경쟁률은 2.6대 1, 미래에셋맵스리츠1호는 9대 1에 불과하다. 이날부터 청약에 돌입한 제이알글로벌리츠 역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8.48 대1의 경쟁률로, 저조한 성적을 거둬 흥행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16일 상장한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는 공모가(5000원)를 밑도는 가격 4465원을 기록 중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리츠업계 관계자들도 현재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고 토로했다. 조용민 마스턴투자운용 본부장은 “여러 사유로 공모청약 일정을 4·4분기로 미뤘다”며 “자신 있었기 때문에 프리IPO도 생략했는데, 상장을 연기해 아쉽게 됐다. 시간을 2~3달 가지면서 장기투자자들이 참여할수 있도록 시장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현석 제이알투자운용 대표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일반청약을 받기로 방향을 내렸고, 굉장히 기대도 많이 하고, 초조한 심정이다”고 말했다.

공모 리츠 시장이 지난해와 비교해 급격히 위축된 배경에는 ‘증시 쏠림현상’을 꼽았다. 코로나19 관련 수혜종목들이 예상을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연 6% 안팎의 배당률을 기대하는 리츠는 현재의 주식투자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지적이다. 조환석 이지스자산운용 파트장은 “코로나19 이후 증권시장의 쏠림현상에 바이오, 언택트, 2차전지 등 종목으로 돈이 쏠리다보니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가 공모가 밑으로 거래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리츠 시장이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일반 공모주와는 다른 방식으로 대상 투자자를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롯데리츠를 운용하는 롯데AMC의 김영성 상무는 “코로나19 후 국내 주식시장에선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커져 리츠의 인기는 떨어진 게 사실”이라며 “리츠 업계가 성공하려면 신규 투자가 따라줘야 한다. 다만 기존 주식시장에서 연간 6%의 배당수익률을 오래 기다리는 투자자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다면 중위험, 중수익 상품에 투자하는 연기금이나 고액자산가, 은퇴자가 신규 수요자로 들어오면 리츠도 성장성과 안정성이 동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대형 한국리츠협회 회장은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에게 리츠를 판매하는 것은 리츠 상품 본연의 목표와 다르다”며 “안정적인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장기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리츠 상품을 홍보한다면 더 큰 시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장지수펀드(ETF)와 대부분의 공모펀드가 재간접형 리츠에 투자할 수 없도록 한 현행법 규정도 조속히 개정돼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정 제도개선위원회 위원장은 “법무법인 세종에서 관련 리츠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며 “업계에서 요청한 사항들이 충분히 발의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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