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5억 넘는 '고가' 오피스텔 거래도 늘었다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23 08:13

수정 2020.07.23 16:32

5억 넘는 '고가' 오피스텔 거래도 늘었다
[파이낸셜뉴스]주택시장을 정조준한 정부 부동산 규제로 서울 오피스텔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거래량이 대폭 늘어났고 매매가가 5억원이 넘는 오피스텔도 부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6월) 서울 오피스텔은 총 6302건이 거래됐다. 이는 전년 동기(4284건)에 비해 47%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5억원 이상 오피스텔 거래량은 지난해 214건에서 올해 452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고점을 돌파한 오피스텔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용 140㎡는 22억원에 매매됐다. 지난해 10월 거래가인 21억원보다 1억원 이상 오른 금액이다. 양천구 목동 '현대하이페리온' 전용 137㎡ 역시 지난달 17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평형은 1년 전인 지난해 5월 최고 14억원에 거래됐다.

소형 오피스텔도 비슷하다. 올해 2월 강남구 청담동 ‘더리버스청담’ 전용 45㎡는 14억5000만원에 실거래 됐다. 지난해 8월 12억3710만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6개월 새 2억원 이상 뛴 셈이다. 청담동 ‘네이처 포엠’ 전용 43㎡도 지난해 10월 5억5000만원에서 올해 2월에는 7억원에 거래됐다.

이 분위기는 청약시장에서도 나타난다. '쌍용 더 플래티넘 서울역' 등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분양한 오피스텔은 6곳 모두 완판됐다. 지난달 15일 분양한 '힐스테이트 여의도 파인루체'는 210실 모집에 3890건이 접수해 평균 18.52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 5월 분양한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 B블록' 84㎡ 타입에서는 213대1이라는 이례적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피스텔 거래가 늘고 가격이 뛴 것은 규제를 피한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대출과 세금 규제에서 자유롭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가격에 따라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약 20%~40%인 것과 달리, 오피스텔은 70%까지 가능하고 건설사 보증으로 중도금 집단대출도 가능하다.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도 없다. 6ㆍ17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이상 아파트 신규 구매 시 전세대출을 회수하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오피스텔은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부동산인포 권일 팀장은 "아파트에 대한 과열의 불씨가 오피스텔로 옮겨 붙고 있는 양상”이라며 “규제가 가시권에 드는 7월 이후 오피스텔이 제대로 풍선효과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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