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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처, 88골프장 아파트 건설에 "회원권 반환에만 4천억"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23 15:27

수정 2020.07.23 15:39

88골프장 부지 아파트 건설 여부 검토 입장
"1979명 회원권 반환시 4000억원 보상재원 필요"
"보훈단체 반발 우려, 복지재원 확보방안 필요"
정부세종청사 국가보훈처
정부세종청사 국가보훈처

[파이낸셜뉴스]집권여당에서 정부소유 수도권 골프장에 아파트를 짓자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국가보훈처는 "회원권 반환에만 4000억원의 보상재원이 필요하다"며 반대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23일 보훈처는 윤창현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88골프장 부지 아파트 건설 가능 여부 검토' 자료를 통해 "88골프장 처분을 통한 국고수입 증대 및 주택부지 활용 방안 검토시 보훈단체 및 회원의 반발 우려, 복지 재원 확보 방안 등 고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훈처는 현재 경기 용인 기흥구에 88골프장을 운영, 관리중이다.

현 회원권 시세가 1억8000만원이라고 밝힌 보훈처는 1979명의 회원권을 반환하는데 약 4000억원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88골프장의 주요 이해관계자로, 보훈단체. 회원, 직원노조를 제시한 보훈처는 골프장의 아파트 건설에 대한 반발 움직임을 설명했다.

보훈처는 "88골프장은 국가유공자 정지연금으로 조성된 국가유공자 자산으로 인식해 상이국가유공자 등 보훈단체 반발이 예상된다"며 "보훈성금을 기탁하고 회원권을 구매했기에 매각은 신뢰보호 원칙에 위배돼 회원권 반환 집단소송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규직 152명, 경기보조원 150명 등의 직원노조가 고용불안 및 실직 우려 등으로 반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보훈처는 88골프장을 매각 또는 주택부지로 활용할 경우, 매년 골프장 운영 수익금으로 조성된 120억원의 보훈기금이 없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훈처는 88골프장 수익으로 보훈기금 조성 등 긍정적 역할을 강조, 골프장의 주택부지 활용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했다.

보훈처의 이같은 입장과 달리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는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택공급 확대방안 토론회 '정부소유 수도권 골프장에 공공임대주택을 짓자'를 개최키로 하면서 정부를 압박했다.

김 의원은 지난 9일 당 정책의원총회에서 "수도권 인근에 정부 소유 골프장이 많으니 그곳에 임대아파트를 짓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김 의원의 이같은 제안 이후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는 주례회동에서 국가 소유 태릉 골프장 부지 활용하는 방안이 정식 거론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태릉, 뉴서울, 88CC 등 정부가 소유한 수도권 골프장을 활용하면 빠른 시일 내 저렴한 가격으로 우수한 입지에 양질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며 "태릉 골프장은 미군이 반납한 성남 골프장으로 옮겨주면 군의 반발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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