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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휴스턴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23 17:03

수정 2020.07.23 17:42

"휴스턴, 여기 고요의 바다다. 착륙했다." 1969년 7월 20일.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과 미국 휴스턴에 위치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존슨우주센터의 교신을 전 세계는 숨죽여 지켜봤다. 그에 앞서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잊지 못할 명연설이 휴스턴에서 있었다. "우리는 달에 갈 것이다. 반드시 갈 것이다.
1960년대가 끝나기 전에 갈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1962년 9월 12일 휴스턴에 위치한 라이스 스타디움에서 케네디는 그렇게 선언했다.

텍사스주의 가장 큰 도시 휴스턴은 지식·기술의 메카로 불린다. NASA 본부는 워싱턴에 있지만 존슨우주센터가 미국 모든 유인 우주계획을 총괄하는 본부이자 우주인 훈련소다. 세계 최고의 우주두뇌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 존슨이란 명칭은 아폴로 계획 전부터 NASA의 전폭적 지지자였던 린든 B 존슨 대통령 이름에서 따왔다. 휴스턴은 '세계 에너지 수도' 별칭도 있다. 도시는 텍사스 내륙과 멕시코만 앞바다 석유개발 열풍과 함께 성장했다. 대형 석유회사 본사들이 여기에 있는 이유다. 뉴욕 다음으로 대기업 본사가 많다. 세계 최대 규모 의료단지도 이곳에 있다. 최근 여기서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연구가 한창이었다고 한다.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은 1979년 1월 국교수립 직후 7박8일 일정의 역사적인 첫 미국 방문길에 휴스턴을 들렀다. 로데오경기장에서 카우보이 모자를 쓴 소탈한 그의 모습은 '덩 신드롬'까지 불렀다. 그 후 중국의 개혁개방이 순풍을 탔다.

중국이 수교 첫해 휴스턴에 만든 미국 내 첫 총영사관이 21일(현지시간) 전격 폐쇄명령을 받았다. 미국은 지식재산권 절도행위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72시간 내 떠나라고 선포했다.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이 지식탈취의 본산지이자 공산당의 핵심 스파이센터 역할을 해왔다는 게 미국측 주장이다.
중국은 즉시 맞대응 보복을 천명했다. 미국에 가장 타격이 큰 영사관을 골라 칼을 빼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중 갈등, 갈수록 첩첩산중이다.

jins@fnnews.com 최진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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