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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일자리 핵심은 교육… 휴먼뉴딜, 양보다 질로 승부 걸어야" ['한국판 뉴딜' 성공의 조건]

<下> 휴먼뉴딜로 진화해야 정책 완성
"정부는 민간투자
마중물 마련해야"
"고용보험
재구조화 고려해야"
"교육분야 개혁
선행돼야"

"지속가능한 일자리 핵심은 교육… 휴먼뉴딜, 양보다 질로 승부 걸어야" ['한국판 뉴딜' 성공의 조건]
한국판 뉴딜의 성공적인 정착은 결국 '인력' 역량에 달렸다. 당초 정부는 한국판 뉴딜을 만들며 디지털, 그린과 함께 '휴먼 뉴딜'을 한 축으로 구상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고용안전망 강화'에 무게중심을 놓은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위해 인력 양성을 기반한 교육분야 개혁이 선행되는 휴먼 뉴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휴먼 뉴딜, 질 아닌 양 치중 비판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6월 제6차 비상경제회의에서 한국판 뉴딜 원안에 들어있던 휴먼 뉴딜은 정식 발표 때 슬그머니 빠졌다.

당시 기재부 사전 브리핑에는 휴먼 뉴딜이라는 단어가 '잠정'으로 표시돼 기자들에게 배포되기도 했다. 하지만 휴먼 뉴딜이라는 단어는 고용안전망 강화라는 표현으로 대체돼 사실상 사라졌다. 최종적으로는 한국판 뉴딜은 고용안전망의 토대 위에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이라는 2개의 축으로만 추진하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고용안전망 강화는 한국판 뉴딜의 한 축이 아니라 기본 토대가 돼야 한다는 의미에서 단어를 바꿨다"고 밝혔다.

정부는 고용안전망 구축을 위해 특수형태근로자, 프리랜서들이 고용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가입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고 한국형 실업부조를 시행한다. 일 경험 프로그램을 신설해 여러 직무를 경험하게 한다.

전문가들은 고용안전망 강화 방안에 아쉬움을 표출했다. 구체성이 떨어지면서 질이 아닌 '양'만 추구했다는 점에서다.

박용석 민주노총부설 민주노동연구원장은 '누구를 위한 한국판 뉴딜인가?' 간담회에서 "'한국판 뉴딜'에는 일자리 창출 목표가 적시돼 있으나, 구체적으로 무슨 일자리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에 대한 세부계획이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발표한 고용시장 신규 진입 및 전환 지원 일자리(11만8000개)는 이미 저임금·단시간 논란이 제기된 정책을 되풀이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은 "사업이 주로 방향성 위주로 되어 있어서 아쉬운 측면이 있다"며 "청년을 위한 일자리 창출도 질적인 부분보다 양적으로만 접근했다"고 지적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노동대학원장)는 "단순히 일자리에서 밀려난 사람들에게 현금 지원해주는 '묻지마 투자'로 빠질 공산이 크다"며 "디지털 시대를 맞아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그로 인해 사라지는 일자리까지 고려하지 않아 막연한 환상만 심어주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교육분야 개혁이 우선"


휴먼 뉴딜의 완성을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휴먼 뉴딜은 결국 사람에 대한 투자라는 관점에서 볼 때 무엇보다도 교육분야의 개혁이 필요하다"며 "고등교육분야에서 대학 간에 잘 가르치는 경쟁을 장려하기 위한 개혁방안이 담겨야 하며 직업훈련과 평생교육의 재구조화를 통한 효율성과 포용성 제고 방안도 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한국판 뉴딜이 민간 투자보다 투자승수가 낮다는 지적에 대해 한 연구위원은 "민간이 여러 이유로 하기 어려운 영역에 집중해야 한다"며 "온라인 교육의 기초인프라를 마련하거나 규제를 현실에 적합하도록 개혁하는 일들을 해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계택 실장은 "결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민간 투자의 마중물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사회 변화로 인해 새로운 인력이 필요하면 대학 등 교육기관에 인력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 로드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안전망 체계의 총체적 개편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지순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고용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는 나왔지만 여전히 정부안은 부족하다"며 "이번 계기를 통해 현행 고용보험 체계를 재구조화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