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세메스, 디스플레이사업 원익IPS에 판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23 18:08

수정 2020.07.24 08:20

과감한 사업 구조조정 착수 
반도체분야 '선택과 집중' 판단
매각 협상 중… 규모·시기 미정
세메스, 디스플레이사업 원익IPS에 판다
삼성전자 자회사이자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설비 전문업체인 세메스가 원익IPS와 디스플레이 사업부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업황 악화로 갈수록 침체되고 있는 디스플레이 사업을 과감하게 구조조정하고, 반도체 분야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메스는 현재 원익IPS와 디스플레이 사업부문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아직 매각 규모와 시기 등 회사 내 구체적인 공지는 없었다. 양사는 삼성전자의 대장급 장비협력사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디스플레이 사업 매각을 위해 꽤 오랜 기간 협상대상자를 물색해왔지만 덩치가 큰 탓에 국내에서 파트너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며 "이번에 원익IPS와 서로 접점을 찾아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갈수록 악화되는 디스플레이 업종 대신 미래가 밝은 반도체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하기 위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세메스는 지난 1993년 삼성전자와 일본의 DNS가 합작해 한국DNS라는 사명으로 설립된 회사다. 2010년 10월 삼성전자가 일본 파트너 보유지분을 인수하면서 최대주주(91.54%)로 올라섰다. 아직 매출의 대부분을 삼성전자에 의존하고 있으며, 강창진 대표이사도 삼성전자 DS부문 부사장 출신이다.

지난달 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례적으로 세메스의 충남 천안사업장을 찾아 "불확실성의 끝을 알 수 없다. 멈추면 미래가 없다"고 지속적인 경영혁신을 당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세메스는 지난해 기준 매출액 1조1339억원, 영업이익 312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삼성전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설비투자가 2017년 41조3000억원을 정점으로 지난해 24조8000억원까지 급감하면서 세메스의 외형도 절반가량 축소했다. 세메스 관계자는 "시장 위축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3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8% 줄었다"며 "이 중 디스플레이 장비 매출은 923억원으로 49%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매출구조를 보면 반도체 제조설비(6862억5100만원·61%)와 기타부품판매(3472억2700만원·30.8%)가 대부분을 차지했고, 한때 20%에 달했던 디스플레이 제조설비는 8.2%(922억5600만원)로 쪼그라들었다.


세메스는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플렉시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설비를 갖췄다는 평가다. 매각 절차가 완료돼 원익IPS로 인수되면 현재 중국 등으로 확장 중인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이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세메스 측은 "원익IPS뿐 아니라 여러 곳과 매각에 대해 논의 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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