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변화 조짐도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 변호사들은 무더위에도 풀정장을 고집한다. 연차가 있는 나도 반팔 와이셔츠를 입지만 그 위에 재킷은 물론 넥타이까지 맨다. 여기에 마스크까지 쓰면 정말 지친다.” (변호사 김모씨)
무더위가 이어지는 여름철 법정에서 ‘쿨비즈’ 복장 도입 필요성이 다시금 제기된다. 물론 예전보다 복장이 일부 자유로워진 면도 있다.
더위에 마스크까지 이중고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소송당사자 등이 많이 몰리는 소액사건 법정과 회생법원 법정을 비롯한 법정 내부 실내 온도가 워낙 높아져 ‘사우나’를 방불케 한다는 불만이 매년 여름철 잇따르고 있다. 법정 자체가 폐쇄적인 구조여서 냉방장치 가동에도 덥다는 민원도 상당수다.
가장 괴로운 이들은 변호사들이다. 판사들의 경우 법원 내부에 있는 판사실에서 법정까지 가는 동선이 짧은 반면 변호사들은 사무실에서 서류를 챙겨들고 법원에 도착하는 동선이 상대적으로 길다. 여기에 올해는 코로나19로 필수적으로 마스크까지 써야 해 더욱 답답하다는 호소가 줄을 잇고 있다.
대법원은 법원공무원 규칙에서 ‘공무원은 근무 중 그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단정한 복장을 착용해야 한다’고 정하고, 예규로 방청인에 대해 ‘법정 안에서는 자세와 복장을 단정히 하라’고 안내한다. 법정에서 변호사와 검사를 비롯한 소송관계인이 넥타이를 매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복장 간소화’ 요구에도 바뀌지 않는 법정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올해 5월말 전국 최대규모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에 ‘여름철 법정 내 변호사 복장’에 대한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서울변회는 2013년부터 소속 변호사들이 7∼8월에는 넥타이를 매지 않은 정장 차림으로 법정 내 변론을 할 수 있도록 전국 법원에 공문을 보내왔다. 올해는 더위가 일찍 시작된 만큼 6월~8월로 기간을 늘렸다.
대법원도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가고자 지난해 ‘판사들에게도 쿨비즈를 입혀주겠다’며 여름용 법복(정식 명칭 ‘사계절용 법복’)을 제작해 지급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재판부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관행처럼 넥타이를 맨 채 법정에 출석한다. '튀는 복장으로 혹시나 재판부에 밉보이면 안 된다'는 심리가 깔려있는 것이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판사들이 여름용 법복을 입더라도 더운 것은 마찬가지여서 법정에 대한 존중 차원에서 변호사들은 양복을 입을 수 밖에 없다"며 "다만 최근에는 마스크까지 쓰다 보니 너무 힘든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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