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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소설 쓰시네" 비아냥에 사과도 거부, 통합당 "국회 모독사건"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27 18:22

수정 2020.07.27 18:35

통합당 아들 의혹 제기에 
秋 "소설 쓰시네" 비아냥
유감표명 요구에도 
"아들 명예훼손, 결과 책임져라"
"터무니없는 비방에 유감"
통합당 "왜 秋만 저러냐"
"국회 모독한 것, 최소한 유감 표명해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자신의 아들 관련 의혹에 대해 "소설을 쓰시네"라며 불만을 드러낸 이후 여야간 공방이 거세졌지만, 사과는 거부했다. 오히려 추 장관은 야당 의원들이 자신과 자신의 아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라"고 반발했다.

이에 미래통합당은 "국회 모독"이라며 현안 질의를 거부, 회의는 정회를 거듭했다.

추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한홍 미래통합당 의원이 동부지검장을 지내다 석달여 만에 법무부 차관으로 발령 받은 고기영 차관에게 "차관 발령이 추 장관 아들 수사와 관련해서 있었던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이같이 말했다.


서울동부지검은 추 장관 아들이 군복무 시절 휴가 복귀를 하지 않은 의혹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동부지검장이던 고 차관은 올해 1월에 지검장 발령 이후 4월에 차관으로 임명됐다.

■"소설 쓴다" vs. "왜 秋만 저러냐"

"소설을 쓴다"는 추 장관의 발언에 윤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강력 반발했지만,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질의 계속 하라. 질의 끝나고 난 뒤 말해라"라며 무마하려 했다.

그러나 윤 의원은 "장관이 저 자리에 앉아서 소설을 쓴다고 하는데 위원장이 가만있냐"며 "어이가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데, 국회의원이 소설가냐"라고 반발했다.

공방이 거세지자, 윤호중 위원장은 정회 이후 다시 회의를 이어갔지만 이후에도 공방은 지속됐다.

추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의혹 제기에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며 "인사제청된 사람이 있는데 이런 형식으로 모욕을 주는 것은 헌법기관으로서 할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의원들은 면책특권으로 있을 수 없는 상상과 소설로 저를 모욕주시고 질문 형식을 빌어서 이어달리기를 지속했다"며 "이 문제를 정치적 활용하지 말고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고 제대로 주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추 장관은 "결과가 나온 이후 이에 맞는 책임을 져달라"며 경고하기도 했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추 장관의 태도가 문제다. 위원장께 시간을 달라고 해서 조목조목 문제 얘기하면 된다"며 "듣기 거북했다고 치자. 국민 목소리로 알고 추 장관도 국회 존중하는 마음으로 조목조목 하고픈 말 하면 된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질의가 마음에 안든다고 그러면 '나는 다 옳다'고 하면, 무슨 지존이냐"라며 "이 태도에 대해 사과는 해야 한다. 다른 장관은 바보라서 예의있게 답변하나. 왜 추 장관만 국회와서 저러나"라고 일갈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관계자와 의견을 나누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관계자와 의견을 나누고 있다.

■秋 "터무니 없는 비방 유감" vs. 野 "국회 모독 사건"

공방은 계속됐고 추 장관은 "고발된지 6개월이 지났는데 수사에 진척 없다는 여지의 질문을 많이 하는데 저도 답답하기 짝이 없다"며 "의원들께서 마치 황제 탈영을 했다고 하며 거듭 명예훼손을 해서 제 아이의 심리적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미군과 한국군에서 감사장까지 받은 아이가 엄마가 국무위원이란 이유로 이렇게 된 것에 미안하다"며 "김도읍 (통합당) 의원이 수사기밀을 말하는데, 저는 그걸 어떻게 아는지 알 도리가 없다"고 반박했다.

추 장관은 "아이가 재검을 했다면 입대를 안했을 수도 있다"며 "절차대로 이뤄진 것임에도 제가 이 자리 앉았다는 이유만으로 터무니 없는 비방을 하는 것에 저는 유감스럽다"고 강조했다.

결국 추 장관이 자신의 발언에 대한 유감 표명이 아닌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야당 의원들은 산회를 요청하기도 했다.

장제원 의원은 윤호중 위원장 자리로 찾아가 "국회 모독사건이다. 최소한 유감표명은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그게 혼잣말인가. 야당에 단 한마디 유감표명도 안하는 것으로 보고 어떻게 회의를 하란 것인가. 비상식적이다"라고 반발했다.


통합당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추 장관은 어디까지 가겠다는 것인가"라며 "유감 표명을 끝내 안하는데 우리 입장에선 오늘 회의는 끝내자"라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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