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둔촌주공, '분양가 상한제' 막판 피하나..조합원 저지나서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28 10:28

수정 2020.07.28 14:44

조합, 입주자모집공고 승인 신청 방침
반대 조합원들, 강동구청에 모여 저지
서울 다른 단지들 '분상제 회피'로 가닥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 /뉴스1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 /뉴스1
[파이낸셜뉴스]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재건축(1만2032가구)으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가 28일 운명의 날을 맞았다. 이날까지 강동구청에 입주자모집공고 승인 신청을 내야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려는 조합과 달리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길 원하는 '둔촌주공 조합원 모임'의 반대가 거세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할 전망이다.

둔촌주공 아파트는 전날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3.3㎡당 2978만원에 분양 보증서를 받았다.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 일반분양을 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셈이다.

29일부터 시행되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려면 이날까지 구청에 신청서를 접수해야 한다.
조합은 입주자모집공고 승인 신청을 한 뒤 분양보증서 유효 기간인 두 달 동안 HUG 분양가와 분양가 상한제 적용 분양가를 비교해 더 유리한 것을 선택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조합원의 과반이 넘는 '둔촌주공 조합원 모임(이하 조합원 모임)'의 반대에 부딪쳤다. HUG의 분양가보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게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조합원 모임은 조합의 신청을 저지하기 위해 강동구청에 군집했다. 조합원 모임 관계자는 "3.3㎡당 1610만원인 상일동 벽산빌라가 분양가 상한제 일반분양가를 2730만원에 받고 협의 중"이라며 "3.3㎡당 2912만원인 둔촌주공의 경우 공원 조성과 기부체납 등을 고려하면 벽산빌라보다 분양가 상승폭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가를 놓고 조합원 간 내홍이 심화되며 입주자모집공고 승인 신청은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할 전망이다.

조합 집행부의 HUG 분양가 적용 방침에 반발한 조합원 모임 측은 오는 8월 8일 총회를 열고 집행부 해임을 결의한다는 방침이다. 둔촌주공 조합원 6123명 중 조합원 모임이 3900여명으로 과반이 넘어 해임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강동구청은 조합 내부 갈등이 심해짐에 따라 입주자모집공고 신청이 접수되더라도 조합원 동의 없이는 승인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해임안이 통과되면 새 집행부가 결성되고,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게 된다.

한편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수 있는 마지막날까지 고심을 거듭하던 서울의 다른 단지들은 HUG의 분양가를 수용하는 모양새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원베일리 조합은 이날 서초구에 입주자모집공고 신청을 내기로 했다.
다만 조합 측은 HUG가 승인한 3.3㎡당 4891만원은 지난해 10월 반포우성 재건축의 분양가 기준이라며 분양보증 유효 기간인 2개월 내에 분양가 상한제 적용 여부의 득실을 따져 최종 분양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서울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 내 알짜 부지로 꼽히는 증산2구역이 3.3㎡당 1992만원을 통보 받으며 조합원들이 거세게 반발했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이를 수용하는 분위기다.
최소 2100만원대의 분양가를 예상했던 조합원들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 분양가가 더 높다고 장담할 수 없다며 수용 방침을 밝혔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