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이란, 한국 정부에 '밀린 석유 값 달라' 재차 촉구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30 09:35

수정 2020.07.30 09:35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뉴시스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란 정부가 미국의 대(對) 이란 제재로 한국에 묶인 석유 대금을 지적하며 한국 정부에게 밀린 돈을 달라고 다시금 재촉했다.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이란 관영 IRNA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란 정부는 한국의 구체적인 두드러진 행동을 기다리고 있다“며 석유 대금을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란과 한국 정부간 의약품 구매를 위한 화상회의 개최'와 관련해 질의에서는 "이란에서 50만달러(약 6억원) 또는 200만달러 물품을 기다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이란은 2010년 미국 정부의 승인 아래 원화결제계좌로 상계 방식의 교역을 진행했다. 이란에서 원유와 초경질유(가스콘덴세이트)를 수입한 한국 정유·석유화학 회사가 국내 은행 2곳에 개설된 이란 중앙은행에 수입 대금을 입금하면, 이란에 물건을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이 해당 계좌에서 대금을 받아가는 형식이다. 국내 은행 2곳은 지난해 9월 미국 정부가 이란 중앙은행을 특별지정제재대상(SDN)에서 국제테러지원조직(SDGT)으로 제재 수준을 올리면서 해당 계좌 운용을 중단했다.


이란 언론에 따르면 한국에 묶여 있는 이란산 석유 수출 대금 65억~90억달러(약 7조~11조원) 수준이다. 외국에 동결된 석유 수출대금 중 가장 큰 규모다.

무사비 대변인은 지난 19일 반관영 타스님통신과 인터뷰에서도 "한국이 이란의 외교적 노력에도 부채(석유 수출대금)를 돌려주지 않으면 이란이 한국을 상대로 국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 21일 주한 이란대사를 초치해 무사비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항의했다.
이후 대이란 인도적 교역 활성화를 타진하는 등 이란 달래기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29일 이란과 화상회의에 나서 한국 의약품, 의료기기 수출 촉진·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은 미국과 협의해 인도적 명분으로 지난 5월 국내에 묶인 석유 대금을 이용해 50만달러어치의 의약품을 수출했고 200만달러 규모로 의료장비와 약품을 수출할 예정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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