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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예비군 하루 4시간 축소…"코로나 위험" vs "안보교육 중요"

윤홍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31 14:27

수정 2020.07.31 14:27

9월 1일부터 축소 운영하는 예비군 훈련 두고 '갑론을박'
'시간 때우기' 비판받던 예비군 훈련, 4시간 실효성은 '물음표'
국방부, 사격 등 훈련과저 선정…훈련 간 거리두기 준수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코로나19 여파로 축소 시행되는 올해 예비군 훈련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일부 예비군들은 아직 안정화되지 않은 감염 추이를 우려한 반면, 예비군 관계자들은 안보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부 예비군 및 관계자 사이에선 9월 1일부터 축소 시행하는 예비군 훈련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국방부가 지난 29일 코로나19 확산을 고려해 예비군 훈련을 하루 4시간 일정으로 축소 시행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루 4시간 하는 예비군 훈련 실효성 있나?"
31일 국방부와 군 예비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당초 올해 3월 시행될 예정이었던 예비군 훈련은 4월과 6월로 두 차례 연기된 바 있다. 국방부에서는 온라인 교육과 최악의 경우 취소까지 논의했지만, 축소 시행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알려졌다.
예비군 전체 훈련이 축소되는 것은 1968년 예비군 제도가 도입된 이래 처음이다.

훈련이 약 한달 앞으로 다가오자 예비군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집단으로 실시하는 교육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특히 하루 4시간으로 축소 시행되는 예비군 훈련의 실효성을 두고 불만이 나오고 있다.

예비군 훈련은 과거부터 '시간 때우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훈련장에서는 전투화를 신지 않거나 상의를 풀어 헤친 예비군의 모습이 드물지 않다. 예비군은 조교의 '사정'에도 불구하고 뛰기보다는 걸으면서 훈련을 하고 안보교육 시간에 졸기 일쑤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직장인 사이에선 "예비군은 휴가"라는 말까지 나왔다. 2박 3일 일정에도 물음표였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4시간 훈련에서 더욱 짙어지는 이유다.

6년 차 예비군인 회사원 황모씨(28)는 "예비군 일정 때문에 회사 일정을 하루 비우는 게 쉬운 일인가"라며 "올해는 코로나19로 상황도 안 좋은데 4시간짜리 허울뿐인 교육을 왜 강행하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예비군 훈련이 면제된 대구 등 지역을 언급하며 형평성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인은 "대구 등은 면제하고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예비군에게만 4시간씩 훈련을 강행하는 건 지역간 형평성에 매우 문제가 있는 조치"라며 "아직 감염확산이 마무리되지도 않은 시점에 훈련을 강행했다가 N차 감염이 다시 번지게 되면 어떻게 책임을 질 건가"라고 되물었다.

■"얼어붙은 대북관계…분단상황 잊어선 안돼"
반면, 예비군 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다. 종교 시설과 스포츠 관람, 해수욕장까지 운영하는 상황에서 4시간으로 축소한 예비군 훈련을 하지 못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 지난 6월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이후 대북관계가 다시 얼어붙으면서 안보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서울 모 지역의 A예비군 동대장은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는 잘 알고 공감도 하고 있다"라며 "다만 앞서 수차례에 걸쳐 예비군을 연기하다 결국 취소해버리면 훈련을 준비하는 사람도, 예비군들도 '훈련 안 해도 되네'라고 느슨해질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분단되어 있고 남북관계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라며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선에서 안보교육과 사격훈련을 실시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방부는 올해 모든 예비군 훈련을 지역 예비군 훈련장에서 사격, 전투기술 과제 등 필수 훈련 과제를 선정해 실시하도록 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하루 훈련 인원은 평소보다 축소하고 체온 측정, 훈련 간 거리 두기 등 방역 대책을 철저히 지킨다는 방침이다.


올해 예비군 훈련 대상 인원은 200만명가량이며, 200만명 중 140만여명이 올해 예비군 훈련에 참여할 것으로 추정된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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