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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 사모채 의존도 높이는 기업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30 16:58

수정 2020.07.30 17:39

건설·자동차 부품·해운사 등
경기 민감업종일수록 조달 확대
코로나19, 경기침체 여파로 산업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기업들이 사모채 의존도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건설사, 자동차 부품사, 해운사 등 경기 민감산업에 속한 기업들의 조달이 확대 추세에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사 서진산업은 올해 들어 사모 회사채는 물론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통해 27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해 자본시장에서 50억원 사모채 발행에 그쳤던 서진산업은 올해 사모채, P-CBO 등 양방향으로 자금을 확대하고 있다. 운영자금은 물론 차환 자금 마련 목적에서다.

서진산업이 2017년과 2019년 발행했던 200억원 규모의 사모채 만기도래일이 올해 9월부터 도래한다. P-CBO는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되는 자산담보부증권으로 신용보증기금이 신용도를 보강했다. 신용도가 낮아 채권시장에서 회사채를 직접 발행하기 어려운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됐다.

대기업 계열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SK건설은 공모와 사모 시장을 번갈아 가면서 회사채를 찍었다. SK건설은 지난 6월 15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한 데 이어 이달 29일 사모채 500억원어치를 추가로 찍었다. 총 20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 발행분은 대부분 8월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차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에이치라인해운도 벌크선 인수 등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사모채 조달을 확대하고 있다. 에이치라인해운은 이달에만 총 7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찍었다. 지난해 발행 물량(150억원)의 5배에 가깝다. 회사의 신용등급은 A- 수준이지만 우량채 선호도가 짙어진 공모 회사채 시장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이외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외식 전문업체 롯데지알에스가 이달 설립 이후 처음으로 국내서 회사채 발행을 시작했다. 이달 17일 300억원어치를 찍은 데 이어 28일 300억원 추가 발행에 성공했다. 롯데지알에스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전체 브랜드 매출의 감소를 겪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 20일 강제상환 옵션을 내걸며 사모 회사채 총 5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통상 강제상환 옵션은 현재 신용등급 대비 2개 등급 이상 떨어질 경우 조기상환해야 한다. 현재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은 AA0 수준이다. 롯데쇼핑은 현재 코로나19 확산 가운데 단기적인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이에 투자심리는 전과 같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공모 회사채 발행이 여의치 않은 기업들은 P-CBO 발행을 통해 조달에 숨통을 틔우고 있다. 두산, LS 등 대기업 계열사들도 신용보증기금의 지원을 받으며 채권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은 P-CBO를 통해 상반기 1조2000억원에 이어 하반기에도 5조50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