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中 우주개발 경쟁' 가속화...체제 우월 속 '구냉전'과 유사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03 16:02

수정 2020.08.03 16:10

- 美, '우주택시' 시대 개막...中 최초 달 뒷면 착륙 성공
- 체제 우월성 자랑과 비판 과정에 '우주경쟁'... 
'美中 우주개발 경쟁' 가속화...체제 우월 속 '구냉전'과 유사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과 중국의 우주개발 패권 경쟁이 신냉전 구도와 맞물면서 치열하게 고조되고 있다. 중국이 화성 궤도비행·표면착륙·탐사 등 3가지 임무 동시 수행하는 화상탐사 프로젝트에 세계 최초로 도전하자, 미국은 ‘우주 택시’ 시대의 서막을 열며 엎치락뒤치락하는 형국이다.

■'우주택시' 시대 개막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두 달간 머물렀던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2명이 해상에 내려앉는 방식으로 2일(현지시간) 오후 지구로 귀환했다. 육지가 아닌 바다 귀환인 ‘스플래시 다운’ 방식은 1975년 이후 45년 만이다.

우주 비행사 더그 헐리와 밥 벤켄은 지난 5월30일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에 탑승해 우주로 날아갔으며 62일 동안 ISS에 머물려 우주유영, 과학실험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크루 드래건의 ISS 왕복 시험 성공은 ‘우주택시’ 시대를 향한 첫발을 내딛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상 첫 ‘민간우주선 우주 왕복’이기 때문에 향후 상업적 우주여행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국가기관인 나사는 2011년 민간우주선으로 우주에 나가는 방안을 구상하면서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종료했다. 나사는 2014년 스페이스X와 보잉을 ‘상업 유인 운송능력’ 개발사업자로 선정할 당시 이들의 우주선을 지구와 ISS를 오가는 페리선처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를 이끄는 머스크의 최종목표는 ‘인류의 화성이주’다. 2050년까지 화성에 100만명을 이주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이미 공개했다.

이를 위해 달과 화성 탐사 대형 우주선인 ‘스타십’을 개발 중이다. 최대 100여명이 이 우주선에 탑승할 수 있다. 2024년 달에 다시 사람을 보내겠다는 나사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파트너로도 선정된 상태다. 사실상 미국 정부가 스페이스X 사업의 길을 열어준 셈이다.

스페이스X는 우주여행 상품도 내놨다. 지난 2월 스페이스X는 ‘스페이스 어드벤처’라는 우주여행사와 손잡고 향후 1~2년 안에 우주여행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3년 목표의 민간인 달 여행 상품도 있다.

■구냉전과 유사한 '우주경쟁'
미국과 중국의 우주개발 경쟁은 구냉전시대와 국제적 상황 등에서 유사하다. 미국과 러시아(옛 소련)는 체제의 우월성을 증명하기 위해 우주 등 과학기술 개발에서 오랫동안 서로 공방을 주고받았다. 현재도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회주의 체제의 특성을 자랑하고 있으며 미국은 중국 공산당을 집중 공격 중이다.

중국은 미국에 비해 우주개발 출발점이 13년가량 뒤처진다. 미국의 아폴로 11호가 달 표면에 착류한 이듬해인 1970년에야 첫 인공위성 둥팡 1호를 발사했다.

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2기 이후부터 본격적인 우주 개발에 착수해 달 탐사선 창어 4호(2019년 1월), 통신위성 췌자오(2019년 5월), 운반로켓 창정 5호(2019년 말) 등을 잇따라 우주에 쏘아 올렸다. 이 가운데 창어 4호는 달 뒷면 착륙에 성공했고 감자와 누에 등으로 ‘달 재배’를 시도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엔 화성 궤도 비행과 화성 표면 착륙, 탐사 등 3가지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톈원 1호를 발사했으며 이달 초엔 시 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대항마로 인식되는 중국판 내비게이션 위성 시스템 ‘베이더우(북두칠성)'를 공식 개통했다. 국가 최고지도자가 직접 개통을 선언한 것을 놓고 우주 경쟁에서 미국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중국은 아울러 올해 안에 우주정류장 완공 목표도 세워놓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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