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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월세예찬론, 누구를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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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6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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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월세예찬론, 누구를 위한 것인가
"원베드 아파트 렌트비로 한달에 2000달러씩 내고 있어. 렌트비에 생활비를 빼면 매달 모이는 돈이 별로 없어. 한국에 파견 나간 친구가 전세 살면서 월급 모으고 있다고 하더라. 전세 제도가 있으니 한국 사람들은 목돈 모으기 더 수월하겠다."

3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 사는 지인은 이렇게 푸념했다.

최근 '임대차 3법'으로 전세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정치권 인사들이 '월세 제도가 나쁘지 않다'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서 "민주당 주도의 부동산 개혁입법이 전세가 월세로 전환될 것을 재촉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전세 제도가 소멸되는 것을 아쉬워하는 분들이 있다"며 "이분들의 의식수준이 과거 개발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목돈을 마련하지 못한 저금리 시대에 서민 입장에서는 월세가 전세보다 손쉬운 주택 임차방법이라는 것이다. 윤 의원은 "정책과 상관없이 전세는 사라지고 월세로 전환되는 중"이라며 "이 현상이 매우 정상"이라고 보탰다.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도 지난 2일 페이스북에서 "앞으로는 모두가 월세를 내는 나라가 될 것"이라며 "월세 위주의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 가격의 안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월세가 새로운 제도로 등장한다고 해도 정부가 제도적 준비만 잘 하면 괜찮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오히려 그동안 전세 제도가 만들어온 집값의 거품을 빼는 호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월세예찬론'이 과연 벼랑끝에 몰린 세입자들의 공감을 얻을지 의문이다.

현재 은행 대출금리는 연 2%대까지 떨어졌지만 전월세전환율은 4~5% 수준이다.
은행 이자보다 월세가 훨씬 비싼 현실을 생각이나 해본 발언인지 묻고 싶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3법이 전세 물량을 없애거나 월세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당장은 세입자에게 유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몇 년 뒤 그들 말처럼 전세 제도가 소멸되면 그 피해는 서민들이 고스란히 안을 수밖에 없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