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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보국' 호암정신 잇는 이재용 "기초과학 지원 늘리자"

뉴스1

입력 2020.08.04 08:57

수정 2020.08.04 08:57

2015년 열린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수상자들의 모습(호암재단 제공) © 뉴스1
2015년 열린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수상자들의 모습(호암재단 제공) © 뉴스1


2016년 6월 1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제26회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2016년 6월 1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제26회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린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32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2019.11.19/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린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32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2019.11.19/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한국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호암상을 주관하는 호암재단이 과학상 분야를 물리·화학 등 2개 분야로 확대 개편한 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제안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상대적으로 지원이 열악한 기초과학 분야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자는 것이다.

이는 기업을 통해 국가에 헌신하고 봉사한다는 삼성 창업주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사업보국(事業報國)' 정신을 계승하면서 이 부회장이 강조하는 '상생' 철학까지 덧입힌 삼성만의 사회공헌 비전으로 풀이된다.

공익법인 호암재단은 4일 "2021년부터 기존 호암과학상을 과학상 물리·수학 부문, 과학상 화학·생명과학 부문으로 분리해 확대 개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에 과학·공학·의학·예술·사회봉사 등 5개 부문이 내년부턴 과학상 2개를 포함해 6개로 늘어나는 것이다. 수상자에 대한 상금이 1인당 3억원이니 총 상금 규모도 15억원에서 18억원으로 증가한다.

이같은 결정에 대해 호암재단 측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국가 과학기술 역량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늘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30년 역사에 상금 규모가 커서 '한국형 노벨상'으로 불리는 호암상의 과학 분야 지원이 확대된 데 대해 국내 과학계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특히 재단 측의 호암상 확대 개편을 처음 제안한 이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호암상을 설립한 삼성 오너가 일원으로서 호암상이 제정 취지에 따라 알맞게 운영되고 지속 발전될 수 있는 데에 많은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공학, 의학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을 제안한 것은 궁극적으로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암재단도 이 부회장의 제안을 받고 역대 호암상 수상자와 심사위원단, 노벨상 수상자 등 국내외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강조했다.

호암상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湖巖) 이병철 선대회장의 인재제일주의와 사회공익정신을 기려 학술·예술 및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현창하기 위해 1990년 이건희 회장이 제정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호암이 강조했던 '사업보국' 정신에 감명받아 최근에도 이를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11월 열린 32주기 호암 추도식에서 열린 삼성 사장단 오찬에서 이 부회장은 "선대회장님의 사업보국 이념을 기려 우리 사회와 나라에 보탬이 되자"고 말한 바 있다.

공익법인을 통해 국내 기초과학 연구자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기업이 보유한 재원으로 국가 경쟁력을 강화에 보답한다는 사업보국 정신과 일맥상통한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이 부회장은 창립 반세기를 넘은 삼성전자를 통해 상생과 동행이라는 자신만의 경영철학을 담아 '100년 기업'으로서의 비전도 구체화한 상태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사장단 간담회를 통해 "우리 이웃,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100년 기업에 이르는 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은 호암재단 외에 '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국내 연구진의 기초과학 분야 혁신 과제를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총 601개 과제에 대해 7713억원이 투입됐다.

여기에 올해로 30년을 맞은 호암상에선 역대 수상자들이 최근 꾸준히 '한국 최초 노벨상 수상자' 예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적 학술정보서비스 업체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호암상 수상자인 찰스 리 미국 잭슨랩 교수, 유룡 KAIST 특훈교수, 박남규 성균관대 교수 등을 유력 후보로 예측하기도 했다.


한편 호암재단에 따르면 올해까지 30회를 맞은 호암상을 통해 총 153명의 수상자들에게 274억원의 상금이 지급됐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6월 예정됐던 시상식이 사상 처음으로 취소되기도 했다.


올해 호암상 수상자는 Δ과학상 김수봉(60) 성균관대 기초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 Δ공학상 임재수(70) 美 MIT 교수 Δ의학상 박승정(66) 울산대 석좌교수 Δ예술상 김민기(69) 극단 학전 대표 Δ사회봉사상 김성수(90) 우리마을 촌장 등 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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