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저장장치 속도가 초당 7GB… 현존 SSD보다 빠르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04 13:00

수정 2020.08.04 13:00

KAIST 정명수 교수, 새로운 컨트롤러 개발해 대학·연구소 등에 무상 공개
'OpenExpress'를 장착한 시제품 및 평면도. 카이스트 제공
'OpenExpress'를 장착한 시제품 및 평면도. 카이스트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기존 제품보다 빠른 초고속 저장장치를 개발했다. 이 저장장치는 읽기 속도가 최대 초당 7GB다. 연구진은 이 저장장치를 만들 수 있는 지적재산권(IP)을 공개해 세계 대학과 연구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정명수 교수 연구팀이 SSD의 입출력 처리를 순수 하드웨어로 구현한 차세대 NVMe 컨트롤러 'OpenExpress'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SSD는 반도체를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장치로 비휘발성 메모리 익스프레스(NVMe)를 적용한 SSD가 현재 시판중인 저장장치중 가장 빠르다. 국내외 주요 제품은 읽기와 쓰기 속도가 초당 2.8~3GB 정도다.


정명수 교수팀이 개발한 이 컨트롤러는 비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대학 및 연구소들이라면 'OpenExpress' 공개 소스 규약 내에서 자유로운 사용과 함께 수정사용도 가능해 차세대 메모리를 수용하는 NVMe의 컨트롤러와 소프트웨어 스택에 관한 연구에 적합하다. 정 교수는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산업생태계를 깨뜨릴 의도는 없으며 연구하는 학교나 연구소에만 이 자료를 공개했다"고 말했다.

이 공개용 컨트롤러는 수십 개 이상의 하드웨어 기본 IP들과 여러 핵심 NVMe IP 코어로 구성돼 있다. 연구진은 실제 성능평가를 위해 OpenExpress를 이용한 NVMe 하드웨어 컨트롤러를 프로토타입(시제품)으로 제작하고, OpenExpress에서 제공되는 모든 로직은 높은 주파수에서 동작하도록 설계했다.

'OpenExpress'를 이용해 개발한 FPGA 스토리지 카드 시제품은 최대 초당 7GB의 속도를 냈다. 따라서 초고속 차세대 메모리 등의 연구에 적합하다.

정 교수의 관련 논문은 지난달 18일 열린 시스템 분야 최우수 학술대회인 'ATC 2020'에서 발표됐는데 아시아권 단일저자가 작성한 논문이 USENIX ATC 학술대회에 채택된 것은 해당 학술대회가 시작된 1993년 이후 27년 만에 처음이다.

'OpenExpress' 로고. 카이스트 제공
'OpenExpress' 로고. 카이스트 제공
한편, 빠른 입출력 장치에 특화된 NVMe 인터페이스 기술은 하드디스크(HDD)용으로 설계된 기존의 SATA(Serial ATA) 규격이 SSD에서 제대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자 이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다. NVMe는 SSD 성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초고속 데이터 전송규격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현재 다양한 플래시 기반 저장장치에 적용되고 있다. NVMe는 또 학계와 산업계에서 차세대 메모리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 장치 구성을 위해 계속 연구되고 있다.

전 세계 ICT 분야의 주요 기업들은 NVMe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 NVMe 컨트롤러 관련 IP 확보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독자적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해당 IP는 외부에 공개가 되지 않아 대학이나 연구소 등에서 이를 연구목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소수의 벤처기업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IP를 일부 제공하지만 한 달에 약 4000만원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또 IP 수정을 위한 단일 사용 소스 코드를 받기 위해서는 복사본 당 약 1억원을 지급해야 하는 등 막대한 비용지출이 필요하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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