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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디지털화폐로 알리페이-위챗페이 과점 막는다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04 15:43

수정 2020.08.04 15:53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인민은행 본부.로이터뉴스1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인민은행 본부.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중국 전자 결제 시장을 양분했던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입지가 중국 인민은행의 디지털화폐(CBDC) 출시가 임박하면서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민은행이 CBDC로 핀테크 업체들에게 넘어갔던 금융 시장 주도권을 전통적인 은행들에게 되돌리려 한다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 홍콩과 중국 금융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인민은행이 CBDC 출시로 전자 결제 시장에서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점유율을 억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CBDC는 물리적 실체가 없는 전자 화페지만 비트코인이나 다른 암호화폐와 달리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액면가 역시 법정통화에 고정되어 있는 화폐다.

인민은행은 지난 2016년에 중앙은행으로는 세계 최초로 디지털화폐연구소를 설립한 뒤 CBDC 개발을 서둘렀다. 인민은행측은 지난 4월 발표에서 이미 선전 등 4개 도시에서 비공개 CBDC 사용 시험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강 인민은행 총재는 3일 열린 올해 하반기 공작회의에서 처음으로 CBDC 개발을 언급하고 "법정 디지털화폐의 비공개 내부 시험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정 디지털화폐 개발은 디지털경제의 법정 화폐 수요를 만족시키고 소매결제의 편의성과 안전성, 위조방지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고 CBDC 출시가 머지않았다고 시사했다.

인민은행 관계자는 CBDC가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텐센트의 '위챗페이' 같은 전자결제 플랫폼을 노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인민은행 사정을 알고 있는 홍콩금융청 임원은 FT를 통해 "CBDC 발행 문제는 중국내 소매 거래에 사용되는 디지털화폐의 역할과 관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민은행은 핀테크 업체와 은행들이 보다 공정한 환경에서 경쟁하길 원한다"며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소매 결제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컨설팅업체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면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는 2019년 4·4분기에 약 56조2000억 위안(약 9592조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의 점유율은 각각 55%, 39%에 달하며 사용자 역시 각각 9억명과 8억명이 이르렀다.
외신들은 1일 보도에서 인민은행이 최근 국무원 산하 반독점당국에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의 반독점 조사를 신청했으며 국무원 역시 1개월 전부터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우샤오촨 전 인민은행 총재는 "알리바바와 텐센트 모두 과거 인민은행의 각별한 배려를 받았고 기존 은행들 모두가 이에 반발했다"며 "이제는 두 기업을 제재하기 극도로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CBDC가 상용화 되면 기존 은행들도 빠르고 간단한 전자 결제 서비스가 가능해져 양대 핀테크 업체들과 경쟁하기 수월해질 전망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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