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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부터 대법관 출신까지… "유튜버 ○○○변호사입니다"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05 17:44

수정 2020.08.06 11:32

"이름도 알리고 수익도 올리고"
유튜브 뛰어드는 변호사 급증
법률상식 콘텐츠 등 인기 많아
유명세 타며 사건 수임 긍정적
유튜브 채널 '킴킴변호사'를 운영하는 법무법인 이헌 김호인 변호사(왼쪽)와 법무법인 태율 김상균 변호사. 킴킴변호사 채널 캡쳐
유튜브 채널 '킴킴변호사'를 운영하는 법무법인 이헌 김호인 변호사(왼쪽)와 법무법인 태율 김상균 변호사. 킴킴변호사 채널 캡쳐
유튜브 채널 '로이어프렌즈'를 운영 중인 손병구, 이경민, 박성민 변호사(왼쪽부터). 로이어프렌즈 캡쳐
유튜브 채널 '로이어프렌즈'를 운영 중인 손병구, 이경민, 박성민 변호사(왼쪽부터). 로이어프렌즈 캡쳐
변호사들이 유튜브에 뛰어들어 소통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 이제 막 발을 내딛은 새내기 변호사부터 대형 로펌 변호사, 법원 최고직인 대법관 출신의 변호사까지 경력도, 분야도 각양각색이다.

■ 법적 분석부터 브이로그까지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다 구독자를 보유한 변호사는 법률사무소 스스로닷컴 한문철 대표변호사다. 구독자 76만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 '한문철TV'를 운영하는 그는 최근 '민식이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유튜브 분석 사이트 녹스인플루언서에 따르면 '한문철TV'의 월 광고 수익은 1억6600만원에서 2억9000만원으로 추정된다.

최근 온·오프라인상 이슈를 빠르게 조명하면서 법적으로 풀어주는 채널이 있다면 '로이어프렌즈'와 '킴킴변호사'를 꼽을 수 있다.
두 채널 모두 유튜버 기획사 개념인 멀티채널네트워크(MCN)와 함께 협업 중이며 구독자가 12만~13만명에 이른다.

'CJ ENM 다이아 티비 파트너' 채널인 '로이어프렌즈'는 법무법인 평안 소속인 박성민 변호사, 손병구 변호사, 이경민 변호사가 함께 운영한다. '트레져헌터'와 함께 하는 채널 '킴킴변호사'는 한샘 성폭행 사건 피해자를 변호한 김상균 변호사,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해자 측 변호에 나섰던 김호인 변호사가 나온다. 이들은 유튜버들의 조작 논란, 구급차를 가로막은 택시기사 사건 등 최근 사안들에 대한 법적 분석을 빠르게 내놓는다.

대법관 출신 변호사도 유튜브 세계에 뛰어들었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대법관을 지낸 박일환 변호사는 '차산선생법률상식'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법무법인 바른 고문변호사로 활동 중인 박 변호사는 40년 가량 법조인 생활을 하며 겪은 법률 지식을 재능기부 형태로 전달하면서 최근 구독자 10만명을 넘어섰다. 또 '킴변'으로 알려진 김지수 변호사는 샌드박스네트워크와 함께 협업하며 일상 브이로그를 올리며 연예인 같은 외모로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 주 목적은 '이름 알리기'

이처럼 변호사들이 유튜브에 뛰어드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변호사는 2만8665명으로,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2022년엔 변호사 수가 3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변호사는 계속 느는 반면 시장 규모는 큰 변화가 없어 1인당 수임하는 사건이 줄고 있어 '이름 알리기'가 필수인 시대가 됐다.

'로이어프렌즈' 박성민 변호사는 "유튜브를 하는 전문직 대부분이 홍보 효과나 유명세 등을 목적으로 하는데, 우리도 아니라고 부인할 수는 없다"며 "가끔씩 길거리에서 알아봐주는 분도 있고 유튜브를 보고 사건을 맡겨주는 분들도 있다"고 밝혔다. '킴킴변호사' 김호인 변호사는 "지난 9년간 사건 수임이 안정적으로 이뤄져 오히려 금전적 걱정 없이 유튜브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며 "사건수임 목적이 아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유튜브를 하는 변호사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지만 대한변호사협회 차원의 가이드라인은 없다. 최근 유튜버들 사이 광고 미표기가 논란이 되고 있지만 변호사들의 경우 정보 제공 콘텐츠다 보니 협찬·광고가 들어오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해율 이충윤 변호사는 "최근 변호사, 특히 청년 변호사들이 적극적으로 유튜브 활동을 하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하면서도 "방송법이나 변호사광고규정을 숙지해 지속가능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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