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원폭 투하 위령식 참석 후 16분짜리 회견
"긴급사태 선언 다시 낼 상황 아니다"
고 투 트래블 캠페인 지속 방침 확인
5월까지만 해도 달에 2~3번 기자회견 열었으나
언론 노출 꺼리고 있다는 관측도
"긴급사태 선언 다시 낼 상황 아니다"
고 투 트래블 캠페인 지속 방침 확인
5월까지만 해도 달에 2~3번 기자회견 열었으나
언론 노출 꺼리고 있다는 관측도
【도쿄=조은효 특파원】 아베 신조 총리 총리가 49일만에 정식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약 16분만에 서둘러 끝내 뒷말을 낳고 있다.
아베 총리는 6일 히로시마 원폭 투하 75주년 위령식에 참석한 뒤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대응책, 국내 여행 장려책 등에 대해 짧은 입장을 밝혔다.
최근 코로나 재확산으로 긴급사태 선언을 다시 발동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여유 병상수, 중증 환자수 등을 감안할 때 "즉시 긴급사태를 선언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중증환자용 병상이 아직 여유가 있고, 입원 기간이 짧아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도쿄에서 코로나로 입원한 환자 수는 1475명(지난 5일 기준)으로 지난 5월 중순 이후 가장 많고, 병원 문턱을 넘을 수 있는 환자들은 인공호흡기를 대야 할 정도로 호흡곤란 등을 겪고 있는 중증환자들이다. 도쿄도에서 현재 2400개 병상을 확보하고 있다고는 하나, 확진자 절반 가량이 호텔이나 자택에서 요양 중이다. 또 최근 9일간 누적확진자가 1만명이 증가, 그 속도도 확산 초기인 지난 4월 첫 1만명 돌파 때보다 10배 빨라졌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총리는 국내 여행 장려책인 '고 투 트래블(Go To Travel)' 캠페인에 대해 "감염 방지책을 실시하면서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새로운 여행 스타일을 보급, 정착시키고 싶다"며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달리, 아이치현, 기후현, 오키나와현 등 지자체들이 독자적인 긴급사태 선언에 나섰다.
아베 총리는 이런 맥락에서 다음주 중반부터 시작되는 일본 추석명절(오봉, 8월15일)기간 귀성에 대해선 "기본적인 감염 방지책을 철저히 하라고 부탁하고 싶다", "고령자 감염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면 좋겠다"고 당부하는 데 그쳤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등이 고향 방문 자제를 요청하고 있는 것과는 이 역시 거리가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6월 18일 이후 약 한 달 반만에 열렸다. 그것도 시작부터 기자 한명이 질문을 2개만 할 수 있고 질문한 기자가 총리 답변에 추가 질문을 하면 질문을 2개 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등 까다로운 규칙을 들이댔다. 또 회견이 너무 짧다는 기자들의 항의가 이어졌으나 아베 총리는 계기가 있을 때 또 회견하겠다는 취지로 언급하고 인사한 후 서둘러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그간 아베 총리의 기자회견은 한국에 비교하면 자주 열리는 편이었다. 지난 3월과 4월에 각각 두 차례, 5월에 세 차례 기자회견이 열렸다. 6월 한 차례 열리더니 7월엔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코로나 재확산으로 정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총리 스스로 노출을 꺼린 것 아니냐는 지적있다고 보도했다. 일부에선 총리 건강이상설까지 제기했다. 저녁 약속 없이 6시 '칼퇴근'이 잦다는 이유에서다. 일본 야당은 총리가 설명 책임을 다 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달 임시 국회 조기 소집에 관한 요구서를 중의원에 제출하기까지 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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