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턱 괴지 말라던 선생님 말씀, 이유가 있으셨네요 [Weekend 헬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07 04:00

수정 2020.08.07 03:59

청소년에 더 위험한 '척추측만증'
바른 자세가 최선의 예방
앉아있는 시간 길수록 근력 약해져
다리 꼬기, 가방 한 쪽으로 메기
누워서 TV 보기 등 나쁜 자세 피해야
윗몸일으키기·스트레칭 틈틈이
골밀도 높이는 음식 섭취도 도움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면서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을 하는 아이들이 늘어나면서 척추가 휘는 '척추측만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강북연세병원 최일헌 병원장은 6일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척추측만증은 일반적으로 통증이 동반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변형이 심한 경우엔 심장, 폐 등 주위의 장기를 압박해 심각한 합병증까지 일으킬 수 있으므로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근력 약한 학생, 잘못된 자세가 원인

우리 몸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척추는 7개의 경추와 12개의 흉추, 요추, 천추, 미추 등 33개의 뼈로 구성된다. 척추는 정면에서 봤을 때 일자, 측면에서 봤을 때 완만한 S자의 만곡형이 정상이다. 하지만 척추가 틀어지고 휘어져 정면에서 볼 때 S자의 형태가 되는데 10도 이상의 척추 변형을 '척추측만증'이라고 한다.

척추측만증은 성장기 청소년들에게 많이 발생한다.
성장기인 10세 이후에 나타난다. 보통 초기에는 특별히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가 중학생 정도 되었을 때 악화돼 급속도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척추측만증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여학생들의 경우 사춘기 때 여성호르몬 분비로 인대와 근육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청소년기 학생들은 학교나 학원, 집에서도 많은 시간을 앉은 자세로 보내게 된다.

근력은 약해진 상태에서 고개를 숙이거나 허리가 굽어진 한 자세로 피로가 누적되는 것이다. 또 신장에 맞지 않는 책상이나 가방을 한쪽으로 메는 습관, 턱을 괴거나 다리를 꼬는 자세도 뼈가 유연한 성장기 아이들에겐 척추측만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청소년기에 흔한 특발성 척추측만증의 경우,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 별다른 증상없이 척추의 기형만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통증없는 척추 변형, 치료시기 놓칠 수도

척추증만증인지 쉽게 검사하는 방법으로 '전방굴곡검사'가 있다. 무릎을 펴고 허리를 앞으로 숙여 땅에 닿게 한다. 척추가 휘지 않았으면 등과 허리가 평평하고 대칭을 이룬다. 하지만 측만증이 있으면 한쪽 등이나 허리가 튀어나오게 된다.

수직선을 그어놓고 몸통이 몸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았는지를 알아보는 방법도 있다. 또 거울을 보다가 자신의 좌우 가슴 크기가 서로 다른 것을 보고 발견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등을 봤을 때 척추가 휜 것이 보이기도 한다.

치료법은 척추의 휜 정도, 통증 여부 등에 따라 개인별로 달라진다. 척추의 휘어짐 정도는 엑스레이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기울기가 20도 이상 진행된 경우에는 정기적인 검진을 해야 한다. 이 때는 물리치료, 도수치료, 보조기착용, 교정치료, 척추유합술 등 치료를 할 수 있다. 척추 휘어짐 정도가 20~40도 범위에서 성장이 멈추기 전인 경우 교정기 착용이나 근력강화 등으로 악화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척추 성장을 허용하면서 휘어짐을 교정하고, 성장이 완료될 때까지 교정을 유지하여 척추만곡의 진행을 제한하는 것이다. 보조기 착용 역시 4~6개월마다 주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하지만 휜 정도가 40도가 넘어가거나 성장이 멈춘 경우라면 수술이 고려될 수 있다. 성장기라도 휘어짐 정도가 70~80도 이상으로 심각한 측만인 경우는 폐기능에 영향을 미쳐 폐활량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 90~100도에서는 운동 중 호흡곤란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스트레칭으로 척추근력 튼튼하게

척추측만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같은 자세로 오래 있지 않는 것이 좋다.

일상에서도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발바닥 전체가 바닥에 닿은 상태에서 허벅지는 지면과 수평이고, 무릎은 90도 정도 구부린 각도를 유지하면서 의자 등받이에 허리를 기대는 자세가 좋다. 소파에 누워서 TV보기, 책상에 앉았을 때 목을 앞으로 쭉 빼는 자세는 좋지 않다. 다리를 꼬는 습관은 골반의 변형을 불러올 수 있으니 피하도록 한다. 또 쭈그리고 앉는 자세, 엎드려 책을 보는 습관 역시 척추건강에 좋지 않다. 윗몸일으키기, 등 올려 머리 위로 올리기, 스트레칭 등 수시로 척추근력운동을 해주면 도움이 된다. 또 영양불균형이 오지 않도록 주의하고, 골밀도를 높이기 위한 영양섭취도 중요하다.


척추측만증은 한번 발병하면 저절로 회복되지 않는다. 또 관리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나빠지거나 나이가 들면서 2차 증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따라서 증상이 의심된다면 전문의의 진단 이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