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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시장, 하반기 살아난다… 주식시장·모태펀드 힘 받을 것”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 17.3%↓
업계, 3분기 이후 회복 자신감
상장사 늘고 모태펀드 뒷받침
민간출자엔 회복 미지수 전망
VC '부익부빈익빈' 현상 우려

“VC시장, 하반기 살아난다… 주식시장·모태펀드 힘 받을 것”
코로나19로 주춤했던 벤처캐피털(VC) 시장이 하반기엔 살아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2조원에 육박하던 신규 벤처투자 규모는 올해 1억6495억원으로 1년 만에 17.3% 급감했다. 상반기 벤처투자가 하락세를 보인 건 2016년 이후 4년 만이다.

6일 VC업계는 3·4분기 이후 회복세를 자신했다. 전방산업인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이 좋은데다, 모태펀드 등 정책자금도 탄탄하게 뒷받침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모태펀드와 매칭될 민간출자 회복이 미지수라 VC간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주식시장·모태펀드 힘 받아 곧 회복


주요 벤처펀드 운용사들에게 '하반기 시장'을 묻자 "지금도 좋다"고 입을 모았다.

안신영 H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코로나19가 한창인 3~4월엔 계약도 거의 없었고 보수적으로 접근했다"며 "하지만 현재 분위기가 많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도 "퓨처플레이의 경우 상반기에도 나쁘지 않았지만, 하반기엔 더 좋을 것"이라며 "이미 펀드도 새로 만들었고 투자사 중 올해 상장을 앞두고 있는 회사도 있다. 기관이건 개인이건 출자자도 늘고 투자사도 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처럼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주식시장이 앞에서 끌어주고, 정책금융이 뒤에서 밀어주기 때문이다.

일진창투 대표를 역임했던 유효상 숭실대학교 교수는 "의외로 투자시장은 주식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주식시장이 선방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식시장이 잘 되면 상장하려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비상장 투자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요즈마그룹코리아 이원재 아시아총괄대표도 "국내 VC시장의 중심이 되는 모태펀드가 매년 증액되고, 다른 예산들도 늘어나고 있다"며 "당연히 VC가 펀드를 조성할 기회, 벤처가 투자를 받을 기회도 많이 생긴다"고 점쳤다.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는 "옵티머스나 라임 사태 등의 악재가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의지와 자금지원이 꾸준하다"며 "여기에 이달부터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벤촉법)도 시행되고 기업형 벤처캐피털(CVC)도 추진되면 시장의 플러스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간출자는 글쎄… 경쟁 심화될 듯


하지만 신규 벤처펀드 결성에 대해선 이견이 갈렸다. 펀드의 씨앗을 제공하는 모태펀드는 꾸준하지만, 모태펀드를 기반으로 새로운 펀드를 결성할 민간출자가 회복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 은행 등의 기관투자자(LP)와 개인출자자들은 현금 유동성 확보 때문에 VC에 출자를 망설이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올 상반기 펀드 결성도 지난해 보다 16.4%포인트 감소한 1조1388억원으로 집계됐다. 모태펀드 등 정책금융에서 1000억원 가량 출자를 늘렸지만, 현금 유동성 확보에 나선 금융기관과 개인 출자자 등 민간분야에서의 출자가 3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안 대표는 "올해 정부 자금이 늘고 있지만, 민간출자가 상대적으로 적게 풀려서 신규 펀딩을 결성하고 있는 운용사들이 애를 먹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또 펀드 결성이 어려워지며 VC간 경쟁도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황 최고투자책임자는 "코로나 사태 때문에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되지만 출자자들은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펀드에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짜고 싶어한다"며 "출자자 입장에서 '대박' 보다는 최소한의 손실과 기존 수익률을 넘길 수 있는 곳을 선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 대표는 "그동안 산업이 어려울 때 꾸준히 투자할 수 있는 곳이 좋은 수익률을 냈다. 어려울 때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VC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중희 대표도 "경쟁력이 부족한 VC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부익부빈익빈 상황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