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합당, 당 지도체제 개편 등 '뚝심' 발휘
巨與 부동산·공수처 입법 독주 '패싱'에 속수무책
지지율 상승세로 반전…정책투쟁 성과 여부 관건
주 원내대표가 원내지휘봉을 잡을 당시만 해도 "현실적인 의석수를 인정하고 국정에 협조할 것은 과감하게 하겠다"고 선언해 대여 관계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이러한 전망은 빗나갔다. 개헌 빼고 다 할 수 있는 176석의 압도적 의석수를 가진 공룡 여당이 '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면서 정국은 급속히 냉각됐고 동시에 주 원내대표의 리더십 논란도 재점화됐다.
특정 계파 색채가 짙지 않아 당내 기반 없이 원내사령탑에 오른 주 원내대표는 총선이 끝나고 내부 잡음이 고조되고 있던 미래한국당과의 합당 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했다. 당 지도체제를 둘러싸고 지리멸렬하던 당에 비대위 체제를 안착시키면서 당내 갈등도 서둘러 봉합했다.
특유의 뚝심으로 난제를 풀어내면서 원내 구심점으로서 입지를 다져나가던 주 원내대표는 취임 한 달여 만에 사의를 표명하고 전국 산사를 돌며 칩거를 할 만큼 숱한 위기를 겪었다.
통합당은 21대 국회 출발부터 보이콧으로 시작했다. 관행대로 제1야당이 맡던 법사위원장 자리를 집권여당이 요구하면서 원(院) 구성 협상이 표류했고 여야 힘겨루기는 결국 민주당이 18개 전(全) 상임위원장을 차지하는 압승으로 끝났다.
국회 개원 후에 여당의 독주는 오히려 더 속도가 붙었다. 민주당이 각 상임위에서 부동산 대책 법안과 공수처 후속법안 등 쟁점법안들을 소위 구성이나 충분한 토론 없이 밀어붙여 본회의 상정·의결까지 일사천리로 끝냈다.
그 사이 제1야당인 통합당은 안건조정위원회 신청이나 필리버스터 등을 시도하지 않고 속수무책으로 '패싱' 당했다. 수적 열세의 한계가 분명했으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통합당을 두고 "야당을 포기한 야당", "무기력한 야당"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주 원내대표는 위기 국면마다 여당에 양보 대신 정면돌파를 택했음에도 거여(巨與)는 꿈쩍하지 않았다. 민주당의 입법 독주가 계속되자 주 원내대표는 장내투쟁과 장외투쟁을 병행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통합당의 장외투쟁론은 하루 만에 유야무야됐다.
21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과 국정원장·통일장관 등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박원순 사태, 부동산 정책 실패, 법무부·검찰 갈등 등 야당이 정국 주도권을 가져올 기회가 있었음에도 공세 포인트를 잘못 짚거나 이슈 선점, 공격력 면에서 야성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반전을 이뤄내지 못하고 여당에 끌려다녔다는 평이다.
일례로 박원순 시장의 권력형 성범죄 논란이 일고 있는 와중에 박 시장 아들의 병역 문제를 제기하거나 '섹스 스캔들'로 비하하는 패착이 있었고, 국정원·통일부 인사청문회에서는 개인 신상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면서 현 정권의 안보 불안이나 대북정책 실정 등을 충분히 공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8월15일부로 취임 100일을 맞이하는 주 원내대표에게 최근 여론조사에서 전반적으로 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한국갤럽의 8월1주차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통합당 지지율은 25%로 총선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1%포인트 하락한 37%로, 지난 5월 말 47%의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10%p가량 하락했다.
다만 통합당의 지지율 상승세는 정부 여당의 잇따른 실책이 반사이익으로 작용한 측면이 강해 적극적 지지층 확장으로 섣불리 낙관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평가다. 민주당의 30~40대 지지율 하락폭 만큼 통합당이 고스란히 흡수하지 못한 것도 통합당이 민심의 신뢰를 여전히 회복하지 못했다는 반증이라는 것이다.
결국 지금의 상승세를 탄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무분별한 공세를 지양하고 합리적인 비판과 대안으로 여당과 견줄만한 대안정당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급선무가 될 수밖에 없다. 과거 중도층의 반감이나 지지층의 이탈을 자초했던 막말이나 색깔론 등이 재연되지 않도록 지도부 차원의 메시지 관리도 필요하다. 당 안팎에서는 원내투쟁과 더불어 유튜브, 카드뉴스 등을 활용한 홍보전으로 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지 않겠냐는 말이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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