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장 오가노이드에 유산균이 살아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11 12:00

수정 2020.08.11 12:00

성인 소장 조직과 똑같이 만든 오가노이드
세계 최초로 오가노이드서 유산균 증식 성공
장내 미생물 연구 모델로 적합하다는 증거
기존 오가노이드(왼쪽 위, 아래)와 생명공학연구원이 만든 체외 성숙 오가노이드에 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을 주입해 12시간 후 비교한 결과 체외 성숙 오가노이드에서 유산균이 약 8배 증식했다. 생명공학연구원 제공
기존 오가노이드(왼쪽 위, 아래)와 생명공학연구원이 만든 체외 성숙 오가노이드에 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을 주입해 12시간 후 비교한 결과 체외 성숙 오가노이드에서 유산균이 약 8배 증식했다. 생명공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성인의 소장 조직과 똑같은 장 오가노이드를 만들어 장내 유산균들이 살아 증식하는 것을 세계 최초로 보고했다. 연구진은 이 오가노이드 기술을 좀 더 발전시켜 향후 임상시험 전 동물모델 실험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줄기세포연구센터 손미영 박사팀, 생물자원센터 박두상 박사팀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생체재료연구단 김상헌 박사팀이 장 오가노이드와 장속 유용한 미생물들간의 상호작용을 연구할 수 있는 모델을 증명해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번 연구결과는 장내미생물 연구를 위한 오가노이드 모델 수준을 한 단계 높여 기존 장세포 모델의 세포 다양성과 기능성 부족 문제를 해결한 최초의 성과다.


연구진이 이미 2018년에 개발한 장 오가노이드에 유용 프로바이오틱스 '락토바실러스'를 주입해 12시간 동안 배양한 결과 약 8배 증식했다. 유산균들은 보통 인간의 장속 점막층의 분비물질등을 먹고 자란다. 연구진이 개발한 장 오가노이드에도 이러한 점막층과 소장 상피막이 존재해 유해 미생물들이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연구센터 손미영(가운데) 박사가 연구팀과 함께 장 오가노이드에서 배양한 유산균을 들고 논의하고 있다. 생명공학연구원 제공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연구센터 손미영(가운데) 박사가 연구팀과 함께 장 오가노이드에서 배양한 유산균을 들고 논의하고 있다. 생명공학연구원 제공
마이크로바이옴은 장에 존재하는 유용미생물, 병원성미생물 등을 다 포함한다. 우리는 현재 유산균을 건강보조식품으로 많이 먹고 있다. 그런데 이 유산균이 어디에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아직까지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제2의 장기' 장내 미생물을 좀 더 정확하게 연구하는 모델로 이 오가노이드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의 권위지인 '파셉 저널' 6월 30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한편 이 오가노이드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동물실험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 현재 모든 실험은 동물시험이 임상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가장 좋은 모델이다.


손미영 박사는 "오가노이드를 동물과 상호보완적으로 사용을 하다가 언젠가 동물을 사용할 수 없는 시점이 됐을때 오가노이드 기술이 대체하는 것을 가장 궁극적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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